[NBA] 레이 앨런 '날 좀 막아봐'

중앙일보

입력

25일(한국시간) 폭발적인 레이 앨런의 슛을 앞세운 밀워키 벅스가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를 92-78로 이기면서 시리즈의 향방을 원점으로 돌렸다. 원정 경기에서 1승1패를 거둔 벅스는 27일 홈코트에서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을 갖는다.

1차전에서 밋밋한 모습을 보였던 빅3는 2차전에서는 1쿼터부터 정확한 야투를 바탕으로 식서스를 압도해갔다. 앨런은 이 경기에서 3점슛을 11개 던져서 7개를 적중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고비마다 터진 앨런의 3점슛에 식서스는 추격의 힘을 잃었다.

2쿼터 중반과 3쿼터 중반에 9점차까지 추격했던 식서스는 앨런 아이버슨이 부진하면서 더이상 추격하지 못했고,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아이버슨은 3점을 8개 시도해서 모두 실패했고, 야투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식서스의 디켐베 무톰보는 18득점에 20리바운드를 올리며 1차전에 이어 맹활약했고, 애런 맥키도 2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벅스의 빅3를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아이버슨의 부진이 식서스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1쿼터 초반부터 앞서기 시작한 벅스는 린지 헌터와 팀 토마스 등 벤치 멤버들도 득점에 가세하며 손쉬운 승리에 일조했다. 이 경기 승리의 일등공신인 앨런은 38점을 올리며 자신의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앨런은 아이버슨과의 매치업에서도 승리했다. 얼빈 존슨을 비롯한 벅스의 장신 선수들은 앨런의 슛타임에 적절히 스크린을 걸며 아이버슨의 수비를 교묘히 방해했다. 덕분에 앨런은 고감도 슛감각을 경기내내 유지할 수 있었다.

식서스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무톰보와 맥키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 수 있다. 아이버슨만 살아 난다면 언제든지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톰보가 1, 2차전을 통해 상대 골밑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고, 맥키를 이용한 다양한 공격 루트도 건재하고 있다. 이 점을 십분 활용하며 아이버슨의 컨디션 회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벅스가 3차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골밑 수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존슨이 무톰보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빅3의 야투가 부진할 경우 세컨드 찬스를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보다 적극적인 골밑 강화가 필요하지만 무톰보에 대한 대비가 아직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3차전 승부는 매치업 상대인 아이버슨과 앨런의 리턴 매치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다. 1, 2차전에서 공히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는 앨런이 3차전에서도 빅3를 리드하며 득점을 주도한다면 지친 아이버슨은 매우 큰 부담감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식서스는 주전들이 거의 쉬지 못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 약점이 있다. 식서스의 입장에서는 시리즈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리해지는데 그런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3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아이버슨이 살아야 식서스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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