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팔자' 언제 진정되나

중앙일보

입력

거래소 개인 '팔자' 는 언제나 진정될까.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번갈아 가며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데도 개인들은 변함없이 '팔자' 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말 궁금한 대목이다.

전날인 24일 거래소 시장에선 개인은 4백97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23일의 9백63억원 순매도에 비해선 다소 진정된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팔자 분위기는 지난 17일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져 24일까지 그 규모는 모두 7천8백3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경우 조금 다르다. 지난주 중반 이후 순매도 돌아섰던 개인 투자가들은 21일까지 4일 (16-21일) 동안 8백2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이후 22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서 24일까지 3일간 무려 8백2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를 외국 투자가들과는 달리 국내 개인들이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해 신뢰감을 갖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는 경향이 많다. 국내 정부나 전문기관이 진단하고 있는 상황이 엇갈리고 있어 그럴 만도 해보인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갖지 못한 개인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

최근 한국은행은 1분기 GDP (국내총생산)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잠정) 늘어난 것으로 발표하면서 예상보다는 상황이 좋고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 직전 한국개발연구원 (KDI) 은 조심스레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쳤고 이기호 경제수석도 비슷한 요지의 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재경부 실무진들은 섣부른 평가를 하긴 어렵다고 발을 뺐다.

24일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진념 부총리가 한 모임에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조짐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출과 투자 확대를 위해 정책적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장은 다른 자리에서 하반기 경기를 밝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외국인이 대량 매수세에 가담해 있는데도 개인은 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그리 심각하게 보지 않은 분석가들도 많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의 대규모 매도우위를 우려할 일은 아니다. 외국인이 순매수하면 기관이나 개인 중 누구는 팔아야 한다. 오히려 개인의 매도자금은 이틀 뒤 고객예탁금 증가로 이어져 또 다른 매수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는 입장이다.

상황이 어찌됐건 개인이 사자에 나서지 않는 한 주가의 상승 탄력을 기대하긴 어렵다. 주식 판 돈을 새 실탄 삼아 투자가들이 시장으로 들어설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설사 그렇게 돌아간다 해도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이 수반되지 않는 한 랠리가 어려울 건 뻔한 일이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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