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회장 위장계열사 보유 수법]

중앙일보

입력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회장은 주로 대우직원과 협력업체,친족 등을 동원해 위장계열사를 만들어온 것으로 이번에 밝혀졌다.

대우그룹은 그동안 이들 위장계열사에 대우 직원을 대표이사 등 임원으로 파견했고 공사비 채무면제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위장 계열사들도 업무현황 보고서에 대우 계열사임을 버젓이 명시하기도 하는 대담성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김 전 회장의 위장 계열사 보유과정과 지원수법. ▲세명금속공업.세명공업= 지난 97년 김 전 회장 지시에 따라 대우자동차의 협력업체인 고려,윤영,흥일산업,다성과 대우자동차 경영지원팀장인 S모씨가 세명금속공업 지분 76.81%와 세명공업 지분 30.23%를 주당 10원에 인수,양사의 주권을 대우자동차에 담보로 제공해 계열사화됐다.

대우자동차 전직이사인 L모씨가 지난 99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양사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흥일산업= 대우자동차에 100% 납품하던 흥일산업은 외환위기로 경영이 악화되자 김 전 회장의 지시로 97년 12월 대우차가 이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15억원에 인수했으며 김 전 회장 자신도 이 회사 주식 일부를 차명으로 보유했다.

지난해 10월 현재 대우자동차 이사 K모씨와 부장 K모씨가 이 회사의 임원을 겸직했다.

▲세화산업= 지난해 10월 현재 세화산업의 임원 4명 모두 (주)대우 또는 대우전자의 전직 임직원으로 구성됐고 90년부터 사실상 대우그룹이 경영을 지배해왔다.

또 현재 대표이사인 C모씨 취임 때인 지난 99년 7월 양재열 당시 대우전자 대표이사가 C씨에게 이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제의하고 연봉협상을 했다.

세화산업은 90년 1월과 3월,91년 4월 3차례에 걸쳐 대우전자에 자금현황과 월별매출계획,지원요청 사항 등을 담은 업무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증자에 참여해 줄 것과(주)대우에 대한 공사비 채무 2억9천만원을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모토조이= 김 전 회장의 조카인 K모씨가 95년 친족들과 함께 지분 9.47%를 취득,최대주주가 됐고 K씨가 96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또 모토조이의 개인채권자인 또 다른 K모씨가 채권액 25억원을 출자전환한후 김회장 조카 K씨와 그 친족 보유 지분도 모두 인수,지난해 10월 최대주주가 바뀌었으며 이와 동시에 기존 대우관련 임원이 전원교체됐다.

▲오성전자= 지난 83년 대우전자가 대한전선이 보유하고 있던 이 회사 주식 지분 50%를 인수한 뒤 84년 이 지분이 신성통상으로, 88년 다시 동림산업(현 이수건설)및 하이파이브로 넘어갔다.

오성전자의 92년 업무현황보고서에는 대우전자의 보유지분 변동을 '이전'으로표현하고 '오성전자는 대우가 지분 50%를 보유한 계열회사'로 명시했다.

또 97년 업무현황보고서에는 대우전자에 대해 이수건설의 오성전자 지분율을 35%에서 25%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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