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MRI, 미세한 암까지 정확히 찾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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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3시 대구영남대병원. PET-MRI 검사실로 유방암 환자 최은미(48·가명)씨가 들어왔다. 최씨가 원통형 PET-MRI 검사대에 눕자 소음을 줄여주는 푹신한 헤드폰이 씌워졌다. 환자가 통 안으로 들어간지 불과 20여 분, 판독실 컴퓨터에는 최씨의 가슴팍 영상이 그려졌다. 가슴 근육은 물론 지방·핏줄·림프샘·관류(혈액의 흐름) 등 모든 부위가 영상으로 구현됐다. 여기에 PET 영상이 입혀졌다. 방사성 동위원소에 반응한 암 세포만 하얗게 빛났다. 영남대병원 핵의학과 조인호 교수는 “PET-MRI는 초음파·PET-CT 등 다른 진단장비로는 알 수 없는 미세한 암까지 찾아내고, 암이 있는 위치와 암세포의 활성도까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와 모양을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시 절제를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가 정확한 암의 위치를 알기 위해 PET-MRI를 찍고 있다. 암의 활성도도 알 수 있어 수술 범위를 줄인다. [영남대병원 제공]

지난 20일 오후 3시 대구영남대병원. PET-MRI 검사실로 유방암 환자 최은미(48·가명)씨가 들어왔다. 최씨가 원통형 PET-MRI 검사대에 눕자 소음을 줄여주는 푹신한 헤드폰이 씌워졌다. 환자가 통 안으로 들어간지 불과 20여 분, 판독실 컴퓨터에는 최씨의 가슴팍 영상이 그려졌다. 가슴 근육은 물론 지방·핏줄·림프샘·관류(혈액의 흐름) 등 모든 부위가 영상으로 구현됐다. 여기에 PET 영상이 입혀졌다. 방사성 동위원소에 반응한 암 세포만 하얗게 빛났다. 영남대병원 핵의학과 조인호 교수는 “PET-MRI는 초음파·PET-CT 등 다른 진단장비로는 알 수 없는 미세한 암까지 찾아내고, 암이 있는 위치와 암세포의 활성도까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와 모양을 파악할 수 있어 수술 시 절제를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암 전 단계도 발견 PET, 인체지도 MRI 결합

‘꿈의 진단 기기’로 불리는 PET-MRI 장비가 아시아 최초로 대구 영남대병원에 들어왔다. 이 장비는 이름 그대로 MRI와 PET을 합친 진단기기. 신체 연부조직(뇌·간·전립샘·유방 등)까지 미세하게 그려내는 MRI의 장점과 암세포를 정확히 잡아내는 PET이 결합돼 진단율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린다.

 진단기기의 역사는 X-선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장치)→PET(양전자 단층촬영)로 발전해왔다. X선은 뼈 등 단단한 부위의 영상은 얻지만 폐·간·위 등 연부조직은 그대로 통과해 잘 볼 수 없다. CT는 X선의 평면 영상 대신 횡단면 영상을 보여준다. 입체적 영상촬영이 가능해 진 것. 하지만 역시 X선을 이용한 것이므로 연부조직의 영상은 구현하지 못한다. 이에 반해 자기장으로 영상을 얻는 MRI는 골격뿐 아니라 장기와 근육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미세한 암 조직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PET은 암세포가 포도당(아미노산)을 먹고 산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됐다. 암세포의 포도당 대사를 나타내는 특수 의약품을 체내 주입해 이를 추적자로 사용해 영상으로 잡아낸다.

1 PET-MRI로 찍은 유방 사진. 2 PET으로만 찍은 유방 사진. 3 MRI로만 찍은 유방 사진. ※화살표는 암의 위치를 가리킨다. PET-MRI로 찍은 사진에 암 세포가 가장 잘 보인다.

진단은 정확, 피폭량 줄고 시간 절약까지

하지만 PET의 기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암의 위치, 모양을 정확히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 예컨대 유방에 암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해도 암의 위치가 림프절인지, 근육인지, 피부 안쪽인지 구별할 수 없다. 세밀한 영상을 구현하는 MRI와 PET의 결합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내에 소개된 PET-MRI는 2010년 지멘스사가 출시한 mMR이다. 기존에 개발된 장비보다 뇌·간·유방·전립샘 등 연부조직의 영상을 잘 보여준다. 한국 지멘스 헬스케어 박현구 대표는 “PET-MRI 개발로 암 진단이 정확해진 것은 물론 피폭량 감소, 진단 시간 절약 등 환자의 편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암 외에 심장과 뇌질환 진단에도 유용하다. 조인호 교수는 “심장 근육도 포도당을 먹고 산다. 때문에 포도당을 주입한 뒤 심장 근육의 영상을 찍으면 심근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뇌세포에만 반응하는 특정 물질을 주입해 영상을 얻으면 어느 영역의 뇌기능이 떨어졌는지, 치매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PET-MRI=PET과 MRI의 장점을 합친 최첨단 영상진단장비. 지멘스 헬스케어가 2010년 출시해 현재 전세계에 20대가 설치돼 있다. PET은 암이 있는 곳을 정확히 짚어주고 MRI는 세밀한 인체 지도를 그린다. 둘이 결합돼 암 진단에 최적의 영상을 구현, 판독 오류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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