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도 강남스타일" 점심 메뉴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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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물질 만능에 질린 실리콘밸리가 K팝 ‘강남스타일’(사진)의 체제 전복적(subversive) 메시지에 공감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업계가 가수 싸이(36)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비판정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트위터·구글·유튜브·비키 같은 IT 업체들에 부는 ‘강남스타일 열풍’을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BI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구내식당에서는 ‘강남스타일’을 기념해 한국 음식을 점심식사 메뉴로 내놓았다. BI는 “전 세계 핫이슈의 중심지를 자부하는 트위터가 ‘서울의 정신’에 대한 오마주(경의)를 표한 것”이라고 평했다.

 같은 날 이 노래는 빌보드 ‘소셜50’ 차트 1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화제가 되는 순서로 곡을 집계하는 것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8300만 건을 넘겼다. 구글코리아는 최근 자사의 화상채팅 서비스 ‘행아웃’으로 강남스타일 안무를 가르쳐 주는 생중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업체 ‘비키’의 웹사이트에는 가사를 17개 언어 자막으로 번역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올라와 있다.

 BI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을 ‘실리콘밸리 코드’로 봤다. “한때 물질주의의 덫에 빠졌던 실리콘밸리 거주자들은 이제 ‘돈이 전부’라는 생각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며 “한국의 부가 집중된 강남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강남스타일’의 메시지가 이들을 사로잡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의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에는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밋 롬니가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 댄서의 영상에 롬니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다. 이 방송 진행자 레노는 “롬니가 후보 수락 연설을 할 때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 이렇게 등장했다면 어땠을까”라고 말하며 이 영상을 틀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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