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2001 주간리뷰 (7) - 5월 셋째주

중앙일보

입력

1. 에이스와 시삭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된 한 주였다.

지난주 어슬레틱스는 뉴욕 양키스 · 화이트삭스와의 6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초반 부진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5월 성적은 13승 5패. 한 때 8승 18패까지 몰렸던 어슬레틱스는 5할승률에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화이트삭스는 시애틀 매리너스 · 어슬레틱스에게 각각 3연패 후 다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2연패함으로써 8연패를 기록중이다. 화이트삭스의 5월 성적은 6승 14패.

두 팀의 차이는 분위기다. 어슬레틱스가 제이슨 지암비를 필두로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는 반면, 화이트삭스는 프랭크 토머스와 데이빗 웰스의 주도권 다툼에 클럽하우스의 분위기가 엉망이다.

선수들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슬레틱스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진지함이 엿보이는 반면, 화이트삭스의 선수들은 심판에게 사사건건 항의할 정도로 겸손을 잊은 지 오래다.

두 팀에게는 힘겨운 싸움이 준비되어 있다. 어슬레틱스는 전체 승률 1위의 매리너스를 상대해야 하며, 화이트삭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미네소타 트윈스까지 물리쳐야 한다.

2. '빅 뱅(Big Bang)' 배리 본즈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 4경기에서 7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20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서는 3개를 터뜨렸으며 다음날에도 2개를 추가, 4연타수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99년까지 본즈는 정확히 2천경기에 출장해서 44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당 타석수를 계산하면 15.31이다.

지난해 이후 본즈는 183경기에서 71개의 홈런을 쳐냈다. 홈런당 타석수는 8.56개. 이는 현역 최고의 홈런타자라는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0.82개보다도 월등히 좋은 수치다. 서른여섯살의 본즈가 비아그라라도 먹은 걸까?

99시즌이 끝나고 본즈는 윌리 메이스의 660홈런에 도전하기 위해 홈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본즈는 자신의 공언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는 셈이다. 만약 본즈가 처음부터 홈런에 집중했더라면? 메이저리그의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3. 퍼지는 어디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이반 로드리게스는 포수로서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뛰어난 투수리드와 강력한 어깨, 정확성과 파워가 겸비된 타격에 빠른 발까지.

그러나 레인저스는 로드리게스를 포기애야할 상황에 처했다. 계약기간은 아직 1년 반이나 남았지만, 6월 3일(한국시간) 이후 로드리게스에게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주어진다. 따라서 레인저스는 로드리게스와 장기계약을 맺을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3일 이전까지 결정해야 한다.

객관적으로는 포기하는 편이 옳다. 제프 무라드를 등에 업은 로드리게스는 2천만달러에 7년 이상을 부를 것이 확실하며, 톰 힉스에게는 그 만큼의 돈이 없다. 설령 로드리게스에게 1억4천만달러 이상을 보장해준다 해도 그렇게 되면 레인저스의 숙원인 투수력 강화는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로드리게스가 떠난다면 레인저스는 이반 로드리게스의 자리를 알렉스 로드리게스로 바꾼 꼴 밖에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데려온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

감정적으로 레인저스는 이반 로드리게스를 버려서는 안된다. 그는 11년동안 레인저스의 안방을 지켜왔으며, 텍사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랜차이스 플레이어다. 또한 그들이 바라는 투수력 강화는 그가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비로소 극대화된다.

현재 로드리게스와 에이전트인 무라드, 힉스 구단주 모두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4. 웬만한 타자보다 낫다

지난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투수 마이크 햄튼은 시즌 2호 홈런을 날렸다.

햄튼은 현역 투수중 가장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선수. 햄튼은 이미 99 · 2000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LA 다저스의 대런 드라이포트가 홈런파워를 자랑하는 마크 맥과이어형의 타자라면, 햄튼은 빠른 발과 중거리포를 장착한 배리 본즈형 타자다.

특히 햄튼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이었던 99년에는 3개의 2루타와 함께 3개의 3루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햄튼 못지 않은 타력을 보유하고 있는 투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톰 글래빈. 글래빈은 역대 최다인 4번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바비 콕스 감독은 통산 64타점을 올리고 있는 글래빈을 종종 대타로 기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5. 다음주 프리뷰

박찬호에게는 두번의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6월 2일 엔론 필드에서 있을 원정경기가 부담이 간다.

최근 절정의 투구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김병현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이후, 샌디에이고로 이동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다음달 7일까지 서부지구 팀만을 상대하게 된다.

다음주 최대의 빅경기는 26일부터 있을 미네소타 트윈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4연전. 갈 길이 먼 어슬레틱스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트윈스 모두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뉴욕에서는 23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라이벌전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2차전에서 레드삭스의 데이빗 콘은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양키스의 선발은 공교롭게도 콘을 내쫓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마이크 무시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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