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희비 엇갈린 돌풍의 세 구단

중앙일보

입력

뜻밖의 선전으로 프로야구 초반 판도에 재미를 더해주던 해태, 한화, SK의 운명이 차츰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

시즌 전 `3약'으로 평가되던 예상을 뒤집으며 돌풍의 4월을 함께 보낸 세 구단가운데 5월 들어 해태만이 상승세에 박차를 가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간 반면 SK와한화는 팀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최근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

9승1무11패의 괜찮은 성적으로 5월을 맞은 해태는 지난 8∼10일 막강 삼성과의 3연전을 휩쓸면서 얻은 자신감이 보태져 어느새 상위권 진입까지 노리고 있다.

에이스 이대진과 손혁이 아예 등판하지 못하는데다 박충식, 성영재가 제 컨디션이 아니고 타바레스, 장성호, 김종국, 홍세완 등 중심타자들마저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고 있지만 놀라운 응집력과 패기로 승수를 쌓고 있다.

반면 공동 2위로 `화려한 4월'을 보냈던 한화와 SK는 `잔인한 5월'을 맞고 있다.

6연패의 수모까지 당하며 5위로 내려앉은 한화의 부진은 마운드의 붕괴 때문.

지난주 한화는 송진우, 한용덕, 누네스, 이상목, 조규수 등 선발 5인방이 5회이전에 강판당하거나 버티더라도 5점 이상씩을 내주는 부진에다 장종훈, 김종석 등 주포의 부상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행히 부상에서 벗어난 김종석의 활약으로 연패를 끊은 한화는 새로 마무리로 들여온 워렌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SK는 이달들어 마무리 콤비 조웅천-조규제가 흔들리면서 5연패에 빠졌다.

4월에 8세이브6홀드를 합작했던 조-조 콤비는 5월들어 3번의 패전을 기록했고 홀드 하나 없이 세이브는 단 2개에 그쳤다.

여기에 에르난데스가 완투하며 3실점한 17일 해태에 2-3으로 패하고 11득점한 20일 롯데전에서는 11-15로 진 것에서 보듯 투수가 호투하면 팀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며 심각한 투타의 불균형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세 팀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치열한 선두다툼만큼이나 중반을 향해 치닫는 프로야구에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