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추석 전 또 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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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던 14호 태풍 덴빈이 30일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지방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다. 덴빈의 영향으로 호남에는 초속 30~40m의 강풍이 불었고, 호남 서해안과 충남북에는 100~200㎜의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수도권엔 이렇다 할 영향이 없었다. 전날인 29일 오전 10시까지만 해도 기상청은 덴빈이 충남 태안반도 부근으로 상륙한 뒤 31일 아침 서울 남동쪽 약 40㎞ 부근을 지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2시간 뒤 기상청은 예상 진로를 수정했다. 덴빈이 전북 서해안으로 상륙하고 30일 밤 서울 남남동쪽 90㎞ 부근을 지나간다는 내용이었다.

 기상청은 태풍이 제주도를 통과한 30일 오전 또다시 예상 진로를 고쳤다. 이날 밤 대전 부근을 관통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태풍은 오전 10시45분 전남 완도에 상륙한 뒤 당초 예상했던 북동쪽 대신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고흥반도와 순천으로 향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3시간 만에 “태풍이 30일 밤 경북 상주·안동을 지난다”고 진로를 재차 수정했다. 이처럼 태풍 진로가 계속 바뀐 이유는 뭘까.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태풍 볼라벤이 진행하면서 만든 자리를 북쪽에서 내려온 찬 대륙고기압이 차지하는 바람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많이 위축됐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태풍 특성상 덴빈이 예상보다 동쪽으로 치우쳐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연말까지 태풍이 13개 정도 더 만들어지고 이 중 한 개 정도가 다음 달 추석 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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