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통합 필요하지만 이웃 대학과 공감대가 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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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생 취업률과 교육·연구 수준을 국립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27일 부산 남구 부경대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김영섭(56·사진) 국립 부경대학교 5대 총장은 “대학의 존재 이유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며 “교육이 살려면 연구가 살아야 하고, 연구가 살아야 대학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취임한 김 총장은 1978년 부경대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東京)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군산대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 1992년부터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과 대한원격탐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취임 후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꼽는다면.

 “세계적인 대학에서 보듯이 대학이 강해지려면 먼저 교수가 강해야 한다. 그래서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가 결국 학생들 교육의 내실화로 이어질 것이고, 졸업생들 취업의 질적 수준을 국립대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 국립대 통합 문제도 당면 과제인 것 같은데.

 “원칙적으로 인근 국립대학들과의 통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통합은 상대가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이웃 대학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분위기를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통합이 어려울 경우에는 인근 대학들과의 연합대학 구축도 모색할 필요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서는.

 “국립대 법인화는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론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대학 현장에서는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공익성 훼손, 교직원 신분의 불안정, 지배구조의 심각한 변화로 대학의 자율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다 지방 국립대의 경우 비교적 싼 등록금으로 국민의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법인화보다는 지방국립대를 지속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

 - 그렇다면 통합이나 법인화 말고 지방 대학 발전 방안이 있나.

 “수도권 중심 이데올로기가 변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 국립대의 발전방안은 매우 제한적이다. 교육과 산학협력을 내실화 있게 추진해 나가고 이것이 취업률로 나타난다면 수도권 대학들과의 경쟁할 수 있다.”

 - 부경대가 다른 국립대와 차별화된 부분은.

 “부경대는 해양·수산 분야를 비롯해 환경과 정보·통신(IT) 분야 등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특화된 영역이 많다. 졸업생들이 대기업에 많이 진출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 가운데 90%대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와 냉동공조공학과 등은 전국에서도 유명한 학과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의 특화된 학문영역을 통해 국가와 세계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겠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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