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흥망성쇠 영화 제작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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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를 주름잡던 닷컴기업의 흥망성쇠를 다룬 기록영화들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다.

14일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영화는 주로 닷컴업계의 부침을 소재로 지난90년대말 신경제의 허와 실을 파헤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중인 진원석 감독은 인터넷 배달업체 코즈모닷컴(Kosmo.com)으로 벤처신화를 일으켰던 한인 조지프 박(30)의 흥망을 다룬 95분짜리 다큐멘터리`E-드림''을 제작, 최근 링컨센터 월터리드 시어터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코즈모닷컴은 골드만 삭스 분석가로 연봉 10만달러를 받던 박씨가 98년 강용씨와 공동창업한 온라인 배달업체로 뉴욕 일원에서 인터넷으로 상품주문을 받아 1시간안에 배달하는 비즈니스 모델. 코즈모닷컴은 아마존닷컴 등으로부터 수억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로스앤젤레스 등 10여개 주요 도시에 직원 1천여명과 함께 4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며 미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박씨는 지난해 미국내 아시아계 인물 25명에 뽑혀 `뉴욕 아시안 아메리칸연명''(AAFNY)로부터 `뛰어난 아시안 아메리칸''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즈모닷컴은 경쟁업체가 생겨나면서 고전하기 시작했고 작년말 3천만달러의 투자협상 무산 등으로 흔들리면서 나스닥 상장을 포기하고 지난 4월 끝내 파산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박씨는 미주한국일보와 회견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곡그리스의 비극적인 신화를 보는 것 같았다"며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역사적 순간을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라며 "몇가지 사업구상은 있지만 아직발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해 재기의 꿈을 내비쳤다.

진감독은 다음주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에 이 작품을 출품할 예정으로닷컴기업에 대한 일종의 사례연구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로스앤젤레스 누아트 시어터에서 개봉되는 기록영화 `스타트업닷컴''(Startup,com)은 온라인 정부서비스 업체인 고브워크스닷컴(GovWorks.com)의 흥망을다루고 있다.

지난 99년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닷컴기업 몰락 속에서도 6천만달러의 투자를유치하고 직원이 200여명에 달하는 성장가도를 달렸으나 역시 경쟁업체 출현 등으로고전하다가 작년 가을 폐업했다.

이 영화를 만든 크리스 헤게더스 감독은 LA 타임스 회견에서 "시대상을 담길 원했다"며 "인터넷은 철도에 비견될 만큼 가히 혁명적이며 인터넷 기업가들은 록뮤직스타와 같았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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