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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승엽 11 · 12호 '보은의 홈런포'

중앙일보

입력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지 못해 죄송하죠. 그러나 제 마음을 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홈런포 두 발(11, 12호)을 쏘아올렸다. 이선수는 자신에게 '혼(魂)의 야구'를 알려준 백인천 전 감독(58)에게 이 홈런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선수는 대구 롯데전에서 2-0으로 앞선 3회초 롯데 선발 박지철의 초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끌어당겨 1백35m짜리 장외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8회말에는 강민영을 상대로 우월 2점홈런을 기록했다.

올시즌 첫 한 경기 2홈런이다. 이로써 이선수는 5월 들어 6개의 홈런을 몰아때리며 공동2위 장종훈(한화)과 호세(롯데 · 이상 9개)를 3개 차로 따돌렸다.

이승엽은 지난 95년말 삼성에 부임한 백인천 전 감독에 의해 타격에 눈을 떴다. 백감독은 이선수의 타고난 유연성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특별관리 선수'에 포함시켜 매일 타격폼을 체크했다. 특히 96년 호주에서 2개월간 실시한 '지옥 훈련'이 그를 한단계 성장시켰다. 이승엽은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백감독은 나에게 기술이 아닌 끈기를 깨닫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잘 치겠다는 의욕보다는 기다림의 시간속에서 자신만의 스윙을 굳게 지키는 법을 터득시켰다는 것이다.

시즌초 외다리 타법으로 혼란을 겪을 때도 이선수는 백 전감독을 찾았다. 백 전감독은 "잔가지에 신경을 쓰다 보면 큰 줄기를 놓친다"며 사사로운 타격폼보다는 밸런스에 집중할 것을 충고했다. 삼성은 이날 롯데를 12-5으로 제압, 4연승의 상승세를 이었다. 삼성 이강철은 6회 호세를 삼진으로 잡아 선동열(은퇴)에 이어 두번째로 통산 1천5백탈삼진을 기록했다.

청주 한화-현대전에서는 현대가 6-1로 승리, 시즌 20승고지에 올랐다. 현대 선발 테일러는 7이닝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호투, 다승부문 단독선두(6승무패)로 떠올랐다.

SK는 광주 해태전에서 선발 이승호의 호투와 안재만의 연타석 홈런으로 7-2로 이겼다. SK는 2회초 안재만, 이진영이 해태선발 이원식으로부터 랑데부 홈런을 날린데 이어 3회초에서도 브리또와 안재만이 각각 홈런포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잠실에서 LG를 6연패로 몰아넣으며 9-6으로 승리,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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