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따라잡기] 킹스의 향후 진로는

중앙일보

입력

2001년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을때 많은 이들은 새크라멘토 킹스가 큰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규시즌의 모습은 지난 시즌과 달리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그저 TV 뉴스의 하이라이트에만 등장하는 팀이 아닌 진정한 강팀으로 탈바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플레이오프에 들어 1라운드에서 만난 피닉스 선스를 3승 1패로 물리치며 2라운드에 진출했을때만 해도 레이커스를 상대로한 킹스의 '반란'은 가시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과는 4전전패로 킹스의 완벽한 패배로 끝이 났다.

레이커스와의 이번 2라운드는 한마디로 졸전이었다. 00~01시즌을 앞두고 오프 시즌 동안 토론토 랩터스에서 덕 크리스티라는 좋은 수비수를 데려왔고, 토니 델크의 공백을 매워 줄 바비 잭슨을 영입하면서 전시즌 보다 더욱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던 킹스로선 이번 시리즈의 완패가 주는 충격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도 종종 불거저 나왔던 크리스 웨버의 이적설이 이번 패배로 구체화 될 수 있다는게 불안하다.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 웨버를 잡기위한 여러 팀들의 움직임은 아직 구체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NBA 규칙에는 자유계약이 되는 선수들에게 해당 연도 7월 1일이전까지 소속팀외 다른팀의 사전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 킹스로선 어느 정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놔야 할 것이다.

이제 올시즌을 마감한 킹스가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대로 첫번째는 크리스 웨버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팀의 입장은 어떠한 거금이 들더라도 웨버에게 계속해서 킹스의 유니폼을 입게 할 것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그의 마음일 것이다.

현재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팀은 뉴욕 닉스와 웨버의 고향팀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정도. 하지만 7월 1일이 지나면 보다 많은 팀들이 그를 잡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포인트가드 제이슨 윌리엄스의 뒤를 바쳐줄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전시즌과 달리 많이 얌전해진 모습을 보여 그나마 팀플레이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는 하나 그의 올시즌 줄어든 출전시간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팀은 알아야 한다.

위의 문제에 대해선 감독인 릭 아델만의 전술상 특징이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쓰지 않는 기계는 반드시 녹이 스는 법이다.

세번째는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드러난대로 블라디 디바치, 스캇 폴라드로 이어지는 센터진의 보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 레이커스가 아닌 '트윈 타워'가 버티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상대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수도 있다.

2000년 드래프트에서 그나마 2라운드 지명선수로 뽑은 자바리 스미스와 시즌 도중 계약한 루키인 아트 롱의 성장을 기대하려면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웨버의 잔류를 가정한다면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팀내 연봉이 허용되는 범위안에서 수준급의 빅맨을 영입하는 것이다.

물론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같이 '사치세'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걸릴것 은 없다.

마지막으로는 유명한 '벤치 맙'에 변화를 줘야한다고 본다. 존 배리, 로렌스 펀더버크, 바비 잭슨, 스캇 폴라드, 닉 앤더슨으로 이루어진 현재의 구성원중에서 그들의 경험을 절대 과소평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리와 앤더슨보다 좀더 젊고 수비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레이커스가 킹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새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활약도 컸었지만 다른 선수들, 특히 벤치에서 대기하던 `롤 플레이어'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점을 킹스는 알아두어야 한다.

이제 00~01시즌의 일정을 다 마친 킹스. 곧 있을 신인 드래프트와 자유계약 선수 시장에서 보일 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그러나 킹스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더 나은 팀이 되기위해선 웨버를 계속 대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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