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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보다 청취율 높일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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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회 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 패러디 저널 딴지일보(www.ddanzi.com)가 지난 1일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이 성공한 예가 없죠. 동시접속자 수는 많아야 5백∼1천명 수준이고, 돈을 번 사례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성공 모델이라면 고작해야 성인물 정도죠.”

딴지그룹 김어준 총수(34)는 지금까지의 인터넷 방송은 ‘낙제’라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딴지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인터넷 방송은 오디오·비디오 파일을 올려놓은 홈페이지에 불과했습니다. 공중파 같이 방송을 내보내는(push)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방송을 선택해서 듣는 것이었죠.”

김어준 총수는 인터넷 방송 실패의 원인이 “켜면 바로 방송이 나오고 사용자에게는 채널 선택권밖에 없는 공중파와는 달리 인터넷 방송은 PC로 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일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공중파는 ‘방송국’이, 인터넷 방송은 ‘사용자’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가 분석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터넷 방송이 성공하려면 공중파와 마찬가지로 방송을 보는 도구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죠. PC는 개인만의 공간이고 그것을 침해받으려는 네티즌은 없으니까요.”

김총수가 인터넷 방송 성공을 위해 고안한 것은 PC와는 별도로 존재하는 인터넷 방송 수신기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처럼 딴지 인터넷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수신기 ‘웹토이-우르부르’가 필요하다. 기존 미디어 재생기로는 들을 수 없다. “인터넷 접속과 함께 바로 방송이 나옵니다. 듣고 싶은 채널을 설정할 수 있고 단추 하나만 누르면 끌 수도 있죠. 하지만 방송 자체는 딴지에서 내보내는 방송만 들을 수 있는 수신기입니다.”

딴지그룹이 자체 개발한 수신기 웹토이의 가격은 3만5천원. 만만치 않은 가격에 딴지의 인터넷 방송만 들을 수 있는 수신기를 선뜻 살 네티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우려가 생긴다.

“위험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할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김어준 총수는 우선 올해는 딴지일보 골수 팬들을 대상으로 5만 대의 판매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3만 대 이상 보급되면 매체로서 파워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다른 인터넷 방송을 대상으로 B2B 판매를 할 수도 있겠죠.” 김 총수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

“초고속 통신망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일본의 경우에는 성공 가능성이 더 큽니다. 3개월 뒤에 일본에 독립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딴지일보의 팬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할 것은 인터넷 방송의 내용. 과연 98년 딴지일보의 첫 등장 때처럼 네티즌들을 열광하게 할 것들이 준비되어 있을까? 딴지 인터넷 방송이 내건 캐치플레이즈는 ‘혹세무민·상열지사·발본색원·편파방송’. 방송 편성표에서도 딴지 냄새가 확 풍긴다. ‘딴망대·작년 뉴스·엽기 송 퍼레이드·엽기 일본어·날씨와 성생활’ 등이 주요 프로그램.

“딴지적인 것이 한계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격과 실험, 사용자들에게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딴지의 약점이 아니라 장점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딴지만이 할 수 있는 내용과 비즈니스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이소영 기자(sogano@joongang.co.kr) / 사진 권태완 기자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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