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메일·계좌 '모아모아' 관리

중앙일보

입력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김철근 대리(32)는 홍보.IR담당. 외부 근무가 많은 그는 언제라도 연락이 가능하도록 회사 계정 외에 여러 개의 웹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

문제는 메일을 받을 때 여러 계정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

김대리는 또 월말이면 바쁜 근무시간을 쪼개 여러 은행을 돌며 송금이나 공과금 납부로 분주할 때가 많다. 이런 서비스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까.

◇ 계좌 통합관리 SW가 뜬다=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한 통합 서비스가 최근 잇따라 나왔다. 특히 개인자산관리시스템(PFMS)으로 불리는 계좌통합서비스는 미국에서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의 ''요들리'' 와 ''퀵큰'' .개인의 은행.증권.보험.신탁 등의 모든 계좌와 부동산.동산 등 각종 자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계좌이체 기능과 휴대전화.PDA로의 정보전송 등도 갖춰 유료.무료를 합쳐 2천만명 가까운 사람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비슷한 시스템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에서 분사한 ''핑거'' 는 지난달 중순부터 제일은행과 제휴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핑거는 평화.부산 등 4개 은행과 증권.보험사를 포함해 모두 11개 금융기관과 제휴했다.

소프트그램도 한빛은행에 자사의 계좌통합 솔루션을 납품해 5월 중에 서비스할 계획이며, 조이닷컴은 휴대폰을 통한 계좌통합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기웅정보통신.넷앤미.머니마니.오픈테크 등에서도 관련 SW를 개발했거나 금융권에 납품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e-메일.게시판도 한 자리로 모아라=이와 같은 통합관리 서비스의 핵심기술은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자동적으로 끌어와 한 곳에 표시해 주는 기술. 신문.자료를 오려 붙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웹 스크래핑'' 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금융계좌 외에 여기 저기 흩어진 메일.게시판.뉴스 정보를 한 자리에 모으는 서비스에도 널리 쓰인다.

스카이러브의 ''원스탑 메일'' 이나 와카노의 ''통합 웹메일 시스템'' 이 이런 부류. 회원으로 가입해 자신의 메일 계정.비밀번호 등을 입력해 두면 여러 주소로 들어오는 메일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이런 서비스를 휴대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4일부터 자사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지아이'' 를 통해 야후.핫메일.한메일 등 모두 14개 웹메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와이즈통합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한 네티즌들이 솔깃할 만한 ''게시판 통합검색 서비스'' 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올리에서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 회사는 메일 통합검색 시스템도 함께 제공한다.

조인스닷컴.네이버 등 16곳의 언론.포털.증권 사이트의 토론 게시판을 하나로 모은 ''디아스포라'' 도 이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특정 종목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정보를 한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리면 다른 모든 사이트에도 자동적으로 올라가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 ''푼돈'' 이라는 생각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게 마련인 ''마일리지 포인트'' 를 한 곳에 모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다. 굿이야가 현재 20여개 포인트.웹캐시 회사와 제휴해 포인트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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