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이형택 우승 만큼 값진 2위

중앙일보

입력

"준우승에 만족할 수 없다"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25·삼성증권)이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세계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선수는 7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벌어진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남자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신예 앤디 로딕(19)에게 0 - 2(5 - 7, 3 - 6)로 패배, 준우승 상금 2만7천달러(약 3천5백만원)를 받았다.

그러나 세계 랭킹 81위였던 이선수는 준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백20점을 확보, 7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70위로 뛰어올랐다. 매년 하반기 성적이 더 좋은 이선수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세계 랭킹 5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선수는 자신의 약점이었던 백핸드 슬라이스를 보완, 최근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이달말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지는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이선수는 로딕과의 결승에서 시속 2백㎞가 넘는 로딕의 대포알 서비스에 고전,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선수는 첫 세트에서 주무기인 포핸드 스트로크 패싱샷으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착실히 따내며 5 - 5까지 팽팽히 맞섰으나 11번째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잃고 세트를 내줬다.

두번째 세트에서도 이선수는 로딕의 강서비스에 스트로크 플레이로 맞섰으나 로딕의 서비스 게임을 한 차례도 따내지 못해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선수는 경기 직후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요령을 터득한 것이 가장 큰 수확" 이라며 "나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고 말했다.

이선수가 소속된 삼성증권측은 세계 랭킹 상승에 따른 격려금 1억1천만원과 사상 첫 투어 대회 준우승 보너스를 이선수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복식에서는 재미교포 케빈 킴(23)이 미국 선수 짐 토머스와 조를 이뤄 인도의 파예스-바파티 조를 2 - 1로 꺾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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