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프로코펙 '다저스 구세주'

중앙일보

입력

조국의 부름마저 외면한 그 열정에 하늘도 감복한 것일까.

LA 다저스의 '땜질용 선발' 루크 프로코펙이 4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에이스 케빈 브라운이 발꿈치 부상을 당했을 때, 제 4선발 앤디 애시비가 어깨부상으로 결장했을때 간신히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경기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보란 듯 승리를 낚아 챈 것이다. 방어율도 3.16으로 수준급.

이날 레즈타선은 3점을 그에게서 뽑았지만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는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때 호주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거역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당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던 그는 이미 호주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올림픽에 합류하려 했었다.

단지 출국 몇시간을 앞두고 다저스가 그를 붙잡았고, 결국 메이저리그를 선택했을 뿐이었다. 오직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16세때 미국으로 건너온 그에겐 올림픽 메달보다는 자신의 꿈이 소중했다.

결국 그의 꿈은 이뤄졌다.

9월 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고 9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선 선발로 등판, 같은 호주 출신의 제프 윌리엄스의 도움을 받고 첫 승 신고를 했다.

ESPN은 올시즌 다저스의 최고 유망주로 그를 꼽기도 했다.

지난 4월 7일 브라운 대신 등판한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운의 복귀와 함께 마이너리그로 되돌아갔다.

이번에도 애시비가 다시 복귀하면 그의 시한부 메이저리그 생활은 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한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마이너리그 외야수였던 그는 이미 다저스의 보석이 됐다.

한편 다저스는 에릭 캐로스가 4타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을 펼쳐 신시내티의 막판 추격을 8-6으로 뿌리치고 시즌 17승 11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조 단독1위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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