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 장비업체 한국 대 공략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정보통신기술(IT) 장비업체들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무선랜 장비 1위 업체인 메루코(http://www.melcoinc.co.jp/english)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효성데이타시스템 및 NTT코리아와 각각 장비공급 계약을 맺었다.

메루코는 두 회사를 통해 무선랜(LAN:근거리통신망)장비인 '에어스테이션' 시리즈를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에어스테이션을 사용하면 PC에 선이 연결돼 있지 않아도 11Mbps의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이 회사의 츠가와 준(津川 純)해외사업팀장은 "메루코 제품이 시스코나 루슨트 등 미국 업체 제품보다 30%쯤 싸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한국 진출을 시작했다" 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1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얼라이드 텔레시스와 코레가도 최근 한국 영업을 시작했다. 얼라이드텔레시스는 국내 업체를 통해 DSL(초고속인터넷 방식의 일종)과 케이블모뎀, 라우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코레가도 한국 지사인 코레가 코리아를 설립, 라우터.모뎀.무선랜 등의 장비 판매에 나서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그동안 3콤.루슨트.시스코 등 미국의 고가 제품과 한국 제품이 경쟁해 왔다.

업계는 특히 무선랜 등 일본 업체들이 기술력을 갖고 있는 분야의 경우 국내 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 NTT커뮤니케이션의 한국지사인 NTT코리아측은 "NTT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중소 통신업체들 가운데 한국내 영업을 대행해 달라고 제의해 오는 곳이 요즘 부쩍 늘었다" 고 말했다.

일본은 종합디지털통신망(ISDN)과 노트북PC의 보급이 많아 무선랜 시장이 한국의 10배인 3천억원(올해 예상)에 이를 정도로 발달돼 있다.

한.일 IT기업의 기술협력을 알선하는 비트힐의 홍광석 사장은 "지금까지는 양국 닷컴기업을 중심으로 중개해 왔으나 이제는 일본 장비업체들의 한국진출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일본 IT제조업계는 한국이 초고속인터넷과 PC보급률 등 IT인프라가 잘 갖춰져 아시아에서 가장 시장성이 좋은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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