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지도가 바뀐다] 6. 다시 살아나는 제 2금융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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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혹시 고객들이 돈을 빼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H금고 崔모부장은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예탁금이 자꾸 늘어나는데 자금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지난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종금사와 금고들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아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예금자보호법이 바뀌어 5천만원까지의 예금은 모두 보호되기 때문에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제2금융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는 거액예금을 많이 유치했지만 지금은 1억원 미만의 돈을 굴리는 예금자들이 제2금융권에 몰리고 있다.

◇ 높은 금리에 편리한 신용금고〓상호신용금고의 대표적인 상품인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6.7~8.2%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5.5~6.1%)보다 2%포인트 정도 높다.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2%의 금리차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신용금고는 비과세 생계형저축과 근로자우대저축 등 은행에서 판매하는 각종 세금우대 상품을 함께 취급하고, 적금과 표지어음도 판매한다. 특히 대출을 전제로 가입하는 상호부금은 대출을 받지 않을 때는 특별금리를 별도로 제공한다.

금고들은 최근 은행과 제휴를 맺어 지점 수가 작아 거래가 불편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고 고객도 은행 공동망에 연결돼 통장이나 현금카드로 전국 어디서나 입출금이 가능하게 됐다.

◇ 새마을금고.신협의 절세상품〓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은 비회원도 거래할 수 있지만 1만원 미만의 출자금을 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다른 금융기관은 세금우대상품이라도 4천만원까지는 10.5%의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하지만 새마을금고와 신협 회원들은 2천만원까지의 예탁금에 대해 농특세 1.5%만 내면 된다. 추가로 저축하는 2천만원에는 다른 금융기관처럼 10.5%의 세금을 문다.

또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회원들을 상대로 다양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은 색다른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90% 이상이 통합전산망에 연결돼 인터넷뱅킹이 가능하고, 카드회사와 제휴해 신용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 고객층 넓어진 종금업계〓종금사의 주요 고객은 예전에는 뭉칫돈을 굴리는 큰손들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5천만원 미만의 소액 계좌가 크게 늘었다.

은행보다 1~1.5%포인트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이 몰려든 것. 종금사의 주력상품은 수시입출금을 할 수 있는 어음관리계좌(CMA)와 종금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발행어음이다. 발행어음 상품은 은행의 정기예금과 비슷한 성격이다.

최근 동양현대종금과 금호종금은 기존 상품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보완한 적금식 CMA와 정기이자지급식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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