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수들 농담하는데…홍명보, 훈련 뒤 '버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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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운동장에서 천막만 둘러친 채 함께 훈련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일본은 느긋했고 한국은 비장했다.

홍명보팀은 10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 대학교 축구훈련장에서 1시간 30분 가량 훈련을 했다. 일본 올림픽대표팀도 같은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을 했다. 동선이 겹치지 않게 일본 선수들이 먼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30분 후 한국 선수들이 나왔다.

양팀 선수들은 커다란 운동장에 하얀 천으로 장막을 친 두 개의 그라운드로 각각 나눠져 들어갔다. 양팀 그라운드의 거리는 20~30m에 불과했다.

양팀 선수들의 표정은 판이하게 엇갈렸다. 일본 선수들은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몸을 풀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훈련했다. 두 팀 모두 훈련 모습을 초반 15분만 공개한 채 이후부터는 비공개 전술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도 두 팀의 상반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본 선수들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한일전을 앞둔 각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평소와 다르게 선수들의 인터뷰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훈련 및 경기가 끝난 후 관례적으로 취재진이 있는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기 마련이지만 선수들은 대부분 훈련장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로 곧장 들어갔다. 기성용·구자철 등 주축 선수 몇몇이 짧게 소감을 전하는 과정에서도 홍 감독은 미디어 담당관에게 큰 소리를 치며 인터뷰를 빨리 마무리할 것을 독촉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역사적인 한일전을 앞두고 다들 표정이 진지해졌다. 비장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카디프(영국)=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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