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프로그램 혜택 누리고 … 20억대 장비 빌려 4000만원 절약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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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CEO가 늘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배워야 한다”는 최고경영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앞다퉈 CEO를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지역 대학의 특색 있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찾아 소개한다.

강태우 기자

지난달 한기대 2캠퍼스에서 열린 ‘2012년 하반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의 포럼에서 최고경영자과정 동문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아산테크노밸리에서 자동화 반도체 관련 설비·제작업체를 운영하는 방인복씨. 그는 요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업을 듣는 재미에 빠져있다. 교육과정도 마음에 들지만 산학협력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최근 대학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사업장에 20억원대의 시험·계측장비가 있지만 이 장비로는 나노·섬유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는데 한계가 있었다. 마침 대학이 보유한 자동화 설비 시뮬레이션 장비를 빌릴 수 있었고 최근 3차례에 걸친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뿐만 아니라 대학 교수진과 대학원생 등 인적자원도 지원받아 실험에 따른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었다. 방 대표는 이번 실험을 통해 4000여 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대학과의 긴밀한 관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5년 한기대 최고경영자과정이 생긴 첫 해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친 정선용씨는 7년이 지난 지금도 회원들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을 운영하는 동문이 많아 사업과 관련한 정보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총동문회 사무총장을 맡은 후로는 자주 학교를 찾아 동문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산학협력 프로그램 정보를 얻는다. 회원들은 재학생들을 위한 강좌를 통해 기업운영의 노하우와 산업현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학교를 위한 재능기부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씨는 “중소기업 경영인들이 객관화된 경영정보를 듣는 게 쉽지 않다. 한기대 최고경영자과정은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객관화된 정보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화된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많아 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영기술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사회공헌사업도 진행한다. 정보와 지식에 더해 좋은 인맥을 쌓을 수 있어 한기대 최고경영자과정은 기업인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기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면 LINC사업(차세대 에너지, New IT, 융합기계부품), 지역혁신센터사업(RIC), 민간발전사업(IPP)과 연계해 가족기업이 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또 대학에서는 대여장비 목록을 공개해 기업에서 고가의 장비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육은 대부분 외부강사들이 맡는다. 경영·인적자원개발(HRD)·문화·경제 등의 분야에서 이슈나 트렌드를 접목해 경영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외부강사는 전문성과 표현력을 중심으로 수강생으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평가가 좋은 강사들은 1년 뒤 다시 강의를 하게 되지만 평가가 낮으면 새 강사로 대체된다. 최고경영자과정은 동문 추천을 통한 모집이 가장 많다. 추천을 받는 사람과의 관계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대한 애착이 높은 편이다. 입교 후에도 이 같은 관계가 잘 이어지도록 총동문회에서 매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매달 재학생과 총동문이 함께 경영포럼을 연다. 상·하반기 한 번씩 체육대회와 산행대회 등을 열어 함께 어울린다.

 학교에서는 방학기간 동문들이 사업장을 서로 방문해 기업 현장을 벤치마킹하고 현장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의 041-521-8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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