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우즈' 키건 브래들리 "나는 메이저 체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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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는 게 부담이 돼 경기를 망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안하다. "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키건 브래들리(미국). 미국 골프 팬들은 브래들리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스물 다섯의 루키가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침체기에 빠졌던 미국 골프에 활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선수들은 2010년 필 미켈슨(미국)의 마스터스 우승 이후 6개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의 체면을 세운 브래들리는 ‘백인 우즈’란 별명을 얻었다.

브래들리가 10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2012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전망은 밝다. 브래들리는 6일 끝난 WGC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로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부활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등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의 우승이라 자신감이 크게 올랐다.

경기 후 브래들리는 “퍼트감이 너무 좋고 드라이버도 정확히 잘 맞고 있다.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브래들리는 유명한 고모를 뒀다. 그의 고모 팻 브래들리는 LPGA 투어 통산 31승을 달성했고 1986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미국 여자 골프의 슈퍼스타다. 미국 메이저 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 팬이기도 한 브래들리는 어릴 때부터 야구 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고모의 영향을 받아 15세때 골프를 시작했다. 이후 고모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골프를 배웠다. PGA 챔피언십을 앞둔 그는 “고모는 여전히 나의 정신적 멘토다. 고모의 얘기를 들으면 정신적인 안정감이 생긴다. 이번에도 고모에게 충분한 조언을 얻고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브래들리는 이 대회의 역대 챔피언들과 1,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이 대회에서 총 4번 우승컵을 들어올린 타이거 우즈와 2010년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가 그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J골프가 2012 US PGA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10일 새벽 3시부터 생중계 한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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