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국내요금 해외보다 비싸

중앙일보

입력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불평등한 요금체계에 국내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사용자들의 불만은 자신들이 부담하는 리니지 요금과 해외 사용자들이 내는 요금의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미국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미국내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 15달러(약 1만9천원)의 요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인사용자들이 한달에 내야하는 금액은 2만7천원으로 미국 사용자들보다 40% 비싼 8천원을 더 내고 같은 게임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같은 요금 차이는 대만을 기준으로 하면 더욱 벌어진다.

대만의 경우 미국과 달리 접속수에 따른 사용권(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보통 한달동안 접속할 수 있는 20번 접속쿠폰이 300NT(약 1만2천원)에 불과해 국내요금의 절반도 못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5일 이에 대해 "미국에서 사용화된 `울티마온라인' 등의 요금이월 10달러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향후 진출할 일본, 유럽 등도 현지 사정에 맞게 요금을 책정, 국내와 차별화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울티마온라인이나 `에버캐스트' 등 국내에 진출한 미국의 온라인 게임의 경우 국내 요금을 미국과 동일한 10달러로 책정해 요금에 대한 시비를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또 국내 사용자가 싼 요금을 내고 리니지를 즐길 수 있는 미국이나 대만 서버를 통해 계정을 신청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점도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사용자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혈맹' 커뮤니티가 형성된 한 개의 서버에만 접속한다"며 "미국의 서버를 국내에 개방하더라도 국내 사용자가 미국 서버를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 서버를 분리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엔씨소프트의 서버분리 운영의 이면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내는 국내 사용자들이 국내 계정을 포기하고 미국이나 대만 서버로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롤플레잉 게임의 특성상 신규로 가입하는 회원의 경우 기존의 사용자가 없는 신설 서버로 접속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마저 사전에 차단해 비싼요금을 내고 강제로 국내서버로 접속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서버를 국가별로 분리운영하지 않고 싼 요금을 찾는 소비자의 선택에 맡길경우 엔씨소프트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일.

리니지 회원인 최모씨는 "어떤 서버를 사용할 것인지는 사용자 개인의 선택문제이지 엔씨소프트가 대신 결정해 줄 문제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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