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축구 종가 영국 꺾고 첫 4강 달성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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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영국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5일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 영국과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했다. 한국은 1948년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한국이 전반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분 구자철이 좋은 몸놀림으로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박주영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너무 낮아 벽에 걸렸다. 그러나 7분 한국 대표팀에 악재가 생겼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가 상대 공을 가로채 드리블을 하던 도중 조 알렌의 태클에 걸렸다. 김창수는 넘어지며 오른팔을 잘못 짚어 부상을 당했고, 오재석과 교체돼 나왔다.

홍명보팀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14분 기성용의 침투패스를 받은 지동원이 왼발 터닝 슛을 날렸다. 왼쪽 골문 구석으로 날아갔지만 영국의 잭 버틀랜드 골키퍼가 쳐냈다. 17분에는 박종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날카로운 프리킥을 박주영이 뛰어 들며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역시 벗어났다. 영점 조절을 마친 한국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뽑았다. 수비진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기성용이 원터치 패스로 지동원에게 내줬다. 지동원은 공을 바로 앞으로 잡아 놓고 마음 먹고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다. 묵직하게 날아간 이 공은 버틀랜드 골키퍼를 지나 골망을 갈랐다.

이후 영국의 공격이 매서웠다. 수비진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헌납했다. 엄격한 윌마르 롤단(32) 주심이 관점에 따라 넘어 갈 수도 있는 반칙들을 페널티킥으로 선언한 것이다. 전반 35분에는 스터러지의 슛이 오재석의 손에 맞았다. 아론 램지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5분 뒤에는 스터러지가 돌파할 때 황석호가 차징하며 또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두 번째 슛은 정성룡이 잘 막아냈고,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에는 영국의 공격이 살아났다. 여러 차례 공격적인 모습으로 선보였다. 후반 12분에는 박주영의 반칙으로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여기서 연결된 공을 경합하는 도중 정성룡과 미카 리차즈가 강하게 충돌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이후에도 영국이 경기를 주도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한국 수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38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오재석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지동원이 돌아 들어가며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으로 향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연장 전반 2분에 한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박주영이 뛰어들어가던 구자철에게 패스를 내줬다. 구자철이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버틀랜드 골키퍼에 막혔다. 튀어 나온 공을 지동원이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오른쪽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후 경기는 영국이 주도했고, 한국은 역습을 노렸다. 영국은 좌우측 측면에서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올렸지만 한국 수비진이 집중력있게 막아냈다.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 팀 모두 네 번째 키커까지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범영이 영국의 다섯 번째 키커 스터러지의 슛을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한국의 마지막 키커 기성용이 침착하게 해결하며 결승에 올랐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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