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6,700억 순매수 지난 3월이후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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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주식 사들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19일 외국인들은 올 들어 최대 규모인 6천7백1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3월 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8천5백78억원)에 상당히 근접한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 11일 이후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중 미국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리자 이처럼 매수 규모를 늘린 것.

외국인들은 그동안 삼성전자만 집중 매입했던 데서 벗어나 다른 우량 대형주들도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2천9백40억원어치 사들여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그동안 처분했던 SK텔레콤을 1천31억원어치 순매수했고 한국전력과 삼성증권도 각각 4백억원 이상 매입했다. LG전자.주택은행.삼성전기 등도 2백억원어치 이상씩 순매수했다.

19일 종합주가지수가 23포인트나 올라 560선을 넘어선 것도 외국인 덕분이었다. 외국인의 반대편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엄청난 매물을 쏟아내 각각 3천억원과 2천9백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제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여부다. SK증권 이충식 상무는 "외국인 매수 강도가 예상외로 세다" 며 "점차 줄어들긴 하겠지만 당분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갈 것" 으로 내다봤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도 "미국의 이번 금리인하는 연초보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큰 시점에 이뤄진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밝혔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CSFB 증권의 윤석 이사는 "아직 신흥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신규 유입되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며 "어디까지나 기존 자금으로 우량주로 바꿔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고 말했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도 "미국이 깜짝쇼식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 이라며 "외국인들은 단기 매수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빠져나가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고 진단했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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