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레슬링 세대교체 진통

중앙일보

입력

한국 스포츠의 수많은 '효자' 를 낳은 레슬링이 세대교체의 산고를 앓고 있다.

18일 수지 삼성체육관에서 벌어진 레슬링 국가대표 1차 선발전 그레코로만형에서 무명 선수들이 대거 우승했다. 신예들이 간판 선수들을 치뚫었다기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부진이 원인이다.

'그레코로만 3총사' 심권호 · 김인섭 · 손상필과 심권호에게 가렸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던 하태연이 모두 부진했다. 심권호는 은퇴했고 손상필과 하태연은 체급 경기의 기본인 체중 조절조차 실패해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하태연은 평소 체중이 너무 불어나 무리한 감량으로 경기 직전 병원행 앰뷸런스를 타야 했다. 역대 국가대표 전종목에 걸쳐 최고의 힘을 가진 '삼손' 손상필은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했다.

김인섭은 63㎏급에 참가, 우승했지만 섣부른 성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김선수는 체중을 올린 후 예전 국내대회에서 상대를 압도하던 독보적 기량이 보이지 않았다. 레슬링계에서는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진통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신예들 중 선배 만한 재목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8년간 대표팀 그레코로만형 감독을 맡았던 '대부' 방대두 감독의 공백도 커보인다.

자유형 간판 문의제(26) · 장재성(26)이 나이 때문에 2004올림픽까지 가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지만 새로운 기대주 역시 드물다.

한국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5명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금메달은 단 1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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