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배리 본즈 '500호 쐈다'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자이언츠에 나가시마 시게오가 있다면, 메이저리그의 자이언츠에는 본즈가 있다.

'미스터 자이언츠' 배리 본즈(36)가 1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통산 50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는 역사상 17번째의 기록이며, 자이언츠 선수로는 멜 오트-윌리 메이스-윌리 맥코비에 이은 네번째 영광이다.

첫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본즈는 두번째 타석에서는 좌중간으로 날라가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으나 아쉽게도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본즈는 자신의 홈런을 고대하는 팬들을 더이상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 팀이 1-2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에서 등장한 본즈는 상대투수 테리 애덤스의 3구를 우중간을 훌쩍 넘는 역전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타구는 홈런공를 잡기 위해 보트가 인산인해를 이뤘던 맥코비만에 떨어졌으며, 본즈는 퍼시픽벨파크를 가득메운 4만여명의 환호속에 그라운드를 돌았다. 홈을 밟은 후, 본즈는 아버지이자 선배인 바비 본즈, '대부(大父)' 윌리 메이스, 윌리 맥코비와 차례대로 포옹을 했다.

경기는 본즈의 역전홈런에 힘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저스를 3-2로 눌렀다.

16일 499호 홈런을 기록했던 본즈는 아홉수나, 부담스러울 만큼 열광적이었던 팬들의 응원이 전혀 통하지 않았을 만큼 진정한 대선수였다. 본즈는 7,501타수만에 500호 홈런을 날림으로써 8번째로 빨리 500호 홈런 고지에 등정한 선수가 됐다. 이부분 1위는 5,487타석만에 달성한 마크 맥과이어.

1964년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서 태어난 본즈는 어릴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기 시작했으며, 통산홈런 3위(660개)인 메이스로부터 사사를 받기도 했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1986년)에서 시작했지만, 1993년 아버지의 팀인 자이언츠로 옮겼다. 역사상 400홈런과 40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선수일 만큼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본즈는 28개의 도루만 추가하면 다시 전인미답의 500홈런-500도루 고지를 밟게 된다.

또한 본즈는 1996년에는 42홈런-40도루를 기록하여 호세 칸세코,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한시즌 40홈런-40도루 이상을 달성한 세명 중 한명으로 등록됐다.

8번의 골드글러브 수상이 말해주듯 본즈는 수비면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본즈는 그동안 외야수 중 가장 취약한 선수가 보내졌던 좌익수 수비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와 함께 '90년대의 타자'로 꼽히기도 한 본즈는 세번의 MVP수상(90, 92, 93), 9번의 올스타전 출장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포스트시즌에만 가면 솜방망이가 되는 오명도 갖고 있다. 본즈는 어니 뱅크스(전 시카고 컵스)와 함께 5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월드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한편 행크 애런의 통산최다홈런기록(755개)에 도전장을 내민 맥과이어는 전날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본즈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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