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주가 청산가치보다 낮아져

중앙일보

입력

증시 침체의 장기화로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주당순자산이 3만1천6백81원인데 비해 지난 13일 현재 종가는 1천9백10원으로 주가순자산배율 (PBR)
이 0.06배에 그친 것을 비롯해 금호산업 (0.07배)
.현대시멘트 (0.08배)
등 16개사의 PBR이 0.1을 밑돌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PBR이 1 이하이면 주당순자산보다 주가가 저평가됐고, 1 이상이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1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관리종목과 금융업을 제외한 12월 결산 상장사 4백21개사 가운데 85.75% (3백61개)
가 PBR이 1 미만으로 주가가 청산가치인 주당순자산보다 낮았다.

지난해 초엔 PBR이 1 미만인 기업이 74.35% (3백13개)
였다. 1년새 48개사의 주가가 주당순자산보다 낮아진 것이다.

증권거래소는 또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주당순자산이 물량확대와 실적부진으로 지난해 초 주당 2만2천9백22원에서 2만6백77원 (지난 13일 기준)
으로 9.79%가 줄었고, 평균 PBR도 0.96배에서 0.73배로 감소했다" 고 밝혔다.

주당순자산 (순자산÷주식수)
은 주식의 실제가치를 나타내며, 주당순자산이 클수록 기업내용이 충실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 중 삼미특수강, 동부건설, 중앙건설, 동부정밀화학, 남선알미늄, 벽산건설 등 6개사는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해당회사 전체 상장주식을 살 수 있을 만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예컨대 삼미특수강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1천8백91억원이었는 데 반해 주식 시가총액은 2백70억원에 불과했다.

한편 태광산업은 지난 13일 종가가 18만6천원인데 비해 주당순자산은 무려 1백30만2천3백64원에 달해 상장사 중 주당순자산이 가장 많았고, 남양유업 (33만9백87원)
.롯데제과 (31만3천3백22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같은 주가 저평가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인수.합병 (M&A)
공격에 취약해졌다" 며 "기업들도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등 신뢰 회복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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