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온천지 유흥가 한복판에 벤처타운

중앙일보

입력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대전 유성온천지에 벤처타운이 들어섰다.

지난 9일 대전시로부터 ''벤처기업 집적시설'' 로 지정받은 동아리조트오피스텔이 바로 그곳. 특정 지역이 아닌 단일 건물이 벤처 집적시설로 지정받은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지상 20층, 지하 6층, 연건평 1만6백평 규모의 이 건물에는 현재 개인을 제외하고 총 1백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60여 업체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들이다.

유흥업소 여종업원등이 많이 입주해 있는 인근 오피스텔들과 달리 이 건물이 벤차타운으로 자리잡게 된 데는 박복영(朴福永.40) 관리소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건설업체 전산실등에 근무하던 朴씨는 1999년 7월 관리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이 건물을 전국 최고의 벤처타운으로 탈바꿈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술집 여종업원.보도방등 벤처타운 환경 조성에 도움이 안 되는 ''문제 입주자(□) '' 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를 포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친분이 있는 경찰에게 부탁, 수시로 순찰을 돌도록 했다.

그 결과 부임 당시 31%였던 전체 입주율이 3개월후엔 25%로 낮아지는 대신 술집 여종업원등을 대신해 벤처기업들이 속속 입주했다.

관리소측은 또 건물 임대료를 평당 90만원(대전시내 평균 1백50만원선) 선으로 낮추는 것과 함께 입주자들에게 공용회의실.탁구장.휴게소등 1백평 정도의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했다. 건물 3층에는 온천 사우나가 24시간 영업중이어서 밤샘 근무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온천관광특구에 자리잡은 데다 바로 옆에 대덕연구단지까지 있어 외국 손님들에게 ''라스베가스와 실리콘 밸리가 공존하는 곳'' 이라고 설명하면 매우 부러워한다" 고 말했다.

벤처기업 집적시설로 지정되면 시설 내 입주업체들이 ▶무료 심야전기 설치 ▶취득세등 4가지 지방세의 50% 감면 ▶교통유발부담금및 환경개선부담금 면제등의 혜택을 받는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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