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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의 2조원대 유령 아파트, 무슨 일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진=JTBC 캡처]

지난 2009년 완공 된 경기도 판교의 아파트 단지. 겉으로 보기엔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상하게 단지 어느 곳에서도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놀이터엔 정적만이 감돌고 버스들은 단지 앞 정류장을 그냥 지나친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단지 내 초등학교도 몇년 째 개교를 못한 채 이렇게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황당한 아파트가 생겨난 것일까?

총 3700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LH가 성남 구도심 재개발을 하면서 이주민 임시 거주 목적으로 지었다. 이른바 '이주민 순환용 아파트'이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로 재개발이 난항을 겪으면서 용도를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총 사업비 5400억 원을 들여 아파트를 지은 LH는 일반분양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H 도시재생사업처 관계자는 "성남시를 적극 설득해서 일반공급이 불가피하고 저희가 위례신도시에 대체 이주단지를 확보해주면서 최대한 일반공급이 빨리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아파트가 이주민 주거 용도로 허가됐기 때문에 일반분양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특별히 전에 나왔던 내용과 지금 변동사항이 없어요. 지금 협의 중에 있거든요"라고 밝혔다.

주변 시세에 비춰 이 아파트 단지의 시가는 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LH와 성남시의 힘겨루기 속에서 조 단위가 넘는 자산이 유령아파트로 방치되고 있다.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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