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아름이 손 묶고 … 통영 살해범 성추행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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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웃 남성에게 살해된 경남 통영의 초등생 한아름(10)양은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성폭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에서 한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경부 압박 질식사로 판명됐다. “심하게 반항해 입을 막고 목을 졸랐다”는 범인 김점덕(45)씨의 진술과 일치한다.

 하지만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성폭행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정확한 사망 시점도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성폭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감식을 하기로 했다. 결과는 일주일쯤 뒤에 나온다. 경찰은 또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그의 진술과 폐쇄회로TV(CCTV)에 나타난 차량 운행 시각 등을 정밀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일부 거짓말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줄곧 성폭행을 위해 한양을 집으로 데려갈 때 “‘엎드려라, 말을 안 들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만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차 안에서 손을 묶고 성추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날 창원지법 통영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성추행 사실을 시인했다. 심정을 묻는 질문에는 “죽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한양의 휴대전화가 집과 버스정류장 사이 하수구에 빠진 경위도 추가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한양의 신고를 막기 위해 하수구 뚜껑에 뚫린 구멍(15X5㎝)으로 휴대전화를 버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한양은 아버지(58)와 오빠(20), 오빠의 동거녀(18)와 함께 살았지만 이들이 막노동·아르바이트 등으로 바빠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의 친어머니는 한양이 두 살 때 이혼했다. 음식을 챙겨줄 사람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굶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통영시 산양읍 자생단체협의회(회장 김용호)는 성금 250만원을 모아 한양의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한양의 장례식은 25일 오전 11시 열린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베트남 아내(21)를 불러 남편 김씨의 범행을 알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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