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없이 잘못만 지적 … 스트레스 받아 또 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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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 전문가 윌리엄 마셜(77·사진) 락우드 심리치료소 소장은 2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통영 어린이 살해사건으로) 성범죄자의 형량을 늘리자는 여론이 높아지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해 23~27일 성범죄자 치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캐나다의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은 전자발찌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펴왔다.

 “캐나다에서도 도입하려고 했지만 논란 끝에 포기했다. 오히려 상담과 심리치료로 재범률을 낮출 수 있다. ”

 -성범죄자들은 왜 재범을 저지르는가.

 “교도소에서 잘못된 부분만 지적받은 성범죄자는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출소 이후에도 새 인생을 살지 못한다. 이들은 삶에서 만족감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 성관계라고 본다. 치료 프로그램에서 삶의 희망에 대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

 -성범죄자 의 행적을 보면 화가 난다.

 “저지른 죄를 보며 불편한 것과 행동을 분석하는 것은 다르다. 나도 범죄자들의 공식적인 기록을 보면 화가 난다. 그래서 범죄자를 먼저 만나 친밀감을 높이고 범죄 기록은 나중에 보는 방법을 쓴다.”

 -캐나다 정부는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에 예산을 얼마나 지원하는가.

 “정부는 우리 연구소에 연간 20만 달러(22억여 원)를 지원한다. 하지만 범죄자가 다시 범행을 일으키면 직접 피해는 물론 판결하고 감옥에 보내는 사회적 비용을 내야 한다. 범죄자 한 사람에게 연간 치료 프로그램으로 3000달러를 투자해 재범을 막는다면 최대 400만 달러의 세금을 절약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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