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디지털드림스튜디오 이정근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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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딤으로 ''애니메이션 종주국'' 을 자부하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 회사는 벤처기업인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 http://www.ddsdream.com). 이정근(37) 사장은 "세계 TV애니메이션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일본에 진출한 것만 봐도 우리 기술은 검증된 것 아니냐" 며 자신있게 말한다.

대학원(KAIST) 졸업 후 SKC에서 하드웨어(광미디어) 개발을 담당했던 이 사장은 지난 93년 창업과 함께 소프트웨어(3D게임, 3D애니메이션)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3D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때 사업을 시작한 그는 3D작업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 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우위썬(吳宇森) 감독 등 할리우드의 ''선수'' 들과 합작사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겨냥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아크(Ark) '' 제작에 돌입해 화제를 뿌렸다.

- ''런딤'' 의 수익성은 어떤가.

"제작비로 3백30만달러(약44억6천만원) 를 썼는데, 연내에 투자비가 다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에서 비디오 10만5천개가 계약됐고, 일본에서도 30만개 정도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남감도 만들어 팔 계획이다. 8월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완성된다. "

-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데.

"지난해 매출의 대부분(1백억원 이상) 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개발한 골프 게임 ''타이거우즈PGA투어2000'' 이 북미 시장에서 2백20만개가 팔렸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용 게임을 비롯해 게임은 17개, 애니메이션은 6개를 제작 중이다. 내년 상반기 전세계 극장 개봉을 목표로 작업 중인 아크는 5백만달러를 선금으로 받는 등 최소한 1천1백만달러를 보장받았고, 이후 수익금의 50%를 따로 받기로 계약했다. 올해 우리가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3년여 동안 준비했고 작품이 개봉되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업체가 될 것이다. "

- DDS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 ''토이스토리'' 보다 낫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

- 3D사업이 갖는 매력은 무엇인가.

"평면적인 2D만화에 비해 표현 영역이 무척 넓다. 비즈니스면에서 보면 비용 대비 효율이 굉장히 높다. 같은 소재로 두번째 작품을 만들 때는 비용이 3분의1 내지 5분의1로 줄어든다. ''원 콘텐츠 멀티 유스'' 가 가능한 분야다. 축적된 IT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양의 콘텐츠를 빨리 만들 수 있다. "

- 시장은 넓지만, 국내 업체 진출이 많지는 않은데.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4백50억원을 투자했다. 인력도 모자란다. 전문인력이 거의 없어서 그동안 자체 양성했는데,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해 하반기에 아카데미를 만들 계획이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우리는 제때 들어갔다. 4년동안 멀티미디어를 연구하면서 트렌드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키운 덕이다. "

- DDS가 인정받게 된 계기는.

"지난해 골프게임을 만든 뒤부터 잘 한다고 소문나기 시작했다. 이제 하청 제작은 안한다. "

- 올해 목표는.

"지난해 매출액이 1백7억원, 순이익은 47억원이었다. 올해 매출액은 8백억원, 이익은 3백50억~3백80억원 정도 예상된다. 우리 회사는 6개월마다 임금을 조정한다. 지난해 1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임금을 두 배 정도로 올렸다. 회사 성과는 주주와 종업원이 함께 나눠 가져야 한다. 앞으로도 생산성이 높아지는 만큼 임금을 올려줄 계획이다. "

유규하 기자
사진=김경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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