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잠적은 얼음찜질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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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사라졌다. 아니,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일 개막전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 다저스 선수들은 마운드에 모여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주전선수들이 더그아웃쪽으로 걸어들어오면서 나머지 선수들과 손을 마주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런데 이날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박찬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장면을 잡기 위해 렌즈를 겨누고 있던 카메라맨들도 순간 허탈해졌다.

박선수는 그 시간 라커룸에 있었다. 7회 마운드를 내려온 박선수는 8회까지 더그아웃에서 1점차 리드를 초조하게 지켜보다 팔에 얼음찜질을 하기 위해 라커룸으로 갔다. 얼음찜질은 투구 이닝에 상관없이 15~20분 정도 걸린다. 그동안 경기가 끝나버린 것이었다.

선발투수는 임무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보거나 라커룸에서 찜질을 받으며 TV 화면으로 경기를 본다. 팀워크를 고려해 더그아웃을 떠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팔 보호를 위해 얼음찜질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만일 5회도 못채우고 조기 강판되면 찜질을 받고 샤워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지만 급한 일이 있다면 집에 가도 상관없다.

클럽하우스에는 개인 옷장에 간단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라커룸과 TV를 볼 수 있는 비디오룸, 간식을 먹으며 신문을 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식당과 샤워룸, 마사지나 치료를 받는 트레이너실, 웨이트트레이닝룸 등이 있다. 선수 가족을 위한 작은 놀이방도 있다.

박찬호는 선발을 마치면 라커룸을 거쳐 샤워하고 인터뷰를 한 다음 집에 돌아간다. LA에서는 직접 운전하지만 원정경기 때는 지하철을 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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