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에 비난 화살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잇단 금리인하 조치가 실물경제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14년간 의장을 맡아오고 있는 그린스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그린스펀이 지난해에는 너무 많이 금리를 올렸으며 반대로 올해는 충분히 내리지 않아 경제위기를 자초했다는 것.

신문은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FRB의 최근 조치는 불안감이 느껴질 정도로 안이하다" "금융시장뿐 아니라 수백만 미국인들도 더 이상 그린스펀을 신뢰하지 않는다" 고 전했다.

한 예로 메릴린치는 투자자들에게 "그린스펀의 FRB가 전같지 않다" 는 평가를 내렸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대통령' 으로 불리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평가다.

물론 기업들의 과다한 투자나 개인들의 부채 증가, 주가폭락, 무역적자 악화 등을 모두 FRB의 책임으로 몰아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또 정보기술 및 유통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복잡다단해지는 금융시장 환경 등을 고려할 때 FRB의 경기 통제력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기업들의 과잉 투자는 금리인하로 당장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린스펀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별로 개의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전히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지키며 "지난 몇년간을 돌이켜 봐도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고 말한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그의 이같은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금리정책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도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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