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500호 희생양은 류현진? 박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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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뚜벅뚜벅 자신의 ‘홈런 로드’를 걷고 있다. 한·일 통산 500홈런까지 한 걸음 남겨놓은 이승엽(36·삼성)이다.

 이승엽은 15일 KIA전 홈런으로 한·일 통산 499홈런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500홈런은 한국야구 역사상 전인미답의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리 본즈(762개) 등 25명이,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사다하루(868개) 등 7명이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은 통산 500홈런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500홈런이나 프로야구 통산 최다홈런이나 눈에 보이는 수치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일본에서 마지막에 풀타임을 뛰지 못해 지금은 홈런보다 체력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기록은 선수 본인으로서나 팀으로서도 되도록 빨리 달성하는 게 좋다. 자칫 아홉수가 길어지면 선수는 슬럼프에 시달릴 수 있고, 팀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승엽은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3연전(17~19일)에서 조금 욕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올 시즌 홈런 16개 중 4개를 한화전에서 때려냈다. 한화전 13타점은 상대구단 중 최다다. 그만큼 한화 투수에 강했다.

 한화는 3연전에 김혁민-류현진-박찬호가 차례로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이 홈런 허용(피홈런 8개)이 많으나 이승엽에게는 3타수 2탈삼진으로 강했다. 김혁민과 박찬호는 올 시즌 각각 홈런 4개와 3개만 내줬다. 그래도 이승엽은 의미 있는 홈런 대부분을 에이스를 상대로 때려냈다. 데뷔 첫 홈런은 95년 이강철(해태), 100홈런은 99년 김수경(현대), 300홈런은 2003년 조웅천(SK)이 상대 투수였다. 2002년 삼성의 우승을 이끈 동점 3점 홈런도 이상훈(당시 LG)의 공을 통타했다. 류현진이나 박찬호도 그렇게 될 수 있다.

 7연패 중인 LG는 SK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4위 넥센과 3위 두산은 각각 롯데와 KIA를 상대로 4강 수성에 나선다. 각 구단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전후한 20일부터 23일까지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뒤 후반기를 맞는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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