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가쟁명:유주열] 여수엑스포와 상하이엑스포

중앙일보

입력

여수엑스포(세계박람회)가 개막된지 2개월이 지났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을 주제로 지난 5월12일부터 104개국이 참가하여 8월12일까지 3개월간 빛. 물. 불의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중국 상하이(上海)엑스포를 다녀 온 사람은 여수엑스포의 작은 규모에 놀란다. 여수엑스포는 상하이엑스포와 다른 종류의 박람회다.

세계박람회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의해 종합박람회와 전문박람회로 구분된다. 상하이엑스포는 5년 주기로 최장 6개월간 개최되는 종합박람회였다. 여수엑스포는 최장 3개월간 개최되는 전문박람회다.

종합(universal)박람회는 인간과 관련 모든 것을 다루는 박람회로 일명 등록(registered)박람회라고 부르고 특별주제를 가진 전문(specialized)박람회는 BIE에서 인정받았다(recognized)하여 인정박람회라고도 한다. 종합박람회의 경우 참가국이 자국의 예산으로 국가관을 개별적으로 지어 전시하고 엑스포 면적의 제한이 없다. 상하이엑스포 경우 전체 면적이 5.28평방킬로미터(여의도면적)였으므로 국가관과 국가관을 이동할 때는 샤틀버스를 이용해야 했고 기업관으로 이동할 때는 배를 타고 황포(黃浦)강을 건너야 했다.

인정박람회는 면적이 25만평방미터(25헥타르)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 독립된 국가관이 따로 없고 주최국이 국제관을 크게 지어놓고 참가국에 무상으로 대여하기 때문에 모든 국가관이 동일건물 속에 모여 있다. 여수엑스포는 주차장 및 녹지 포함 27만평방미터이므로 규모면에서 상하이엑스포가 20배정도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수엑스포는 좁은 지역을 잘 활용 콤팩트하게 배치되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관람하는데 유리하다.

지금부터 10년 전 2002년 12월 모나코에서 2005년 일본 아이치(愛知)엑스포에 이어 2010년도 종합박람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BIE총회가 열렸다. 후보지는 여수, 상하이, 모스크바, 멕시코시티 등이었다. 엑스포 유치전은 뜨거웠다. 그 중에 여수, 상하이, 모스크바가 유력한 후보였다.

상하이와 모스크바는 인지도가 높은 반면 여수는 그렇지 못했다. 어떤 외국기자는 만일 여수의 지명도가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표들은 열심히 뛰었다. 당시 중국대표는 여수의 공세에 놀라 상하이와 여수의 공동개최를 고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3차 최종 투표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여수와 상하이가 겨루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그러나 여수는 포기하지 않고 2007년 BIE총회에서 금년의 인정박람회 개최권을 따 내었다. “해양”이란 주제로 한 프리젠테이션이 회원들을 크게 감동시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그리고 최근에는 동계올림픽까지 세계적 행사를 유치하였다. 그러나 박람회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어 인정박람회를 2번째 개최하고 있으나 종합박람회는 아직 한 번도 개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일본은 오사카(1970)와 아이치(나고야)(2005)에서 종합박람회를 2차례 개최하였고 중국도 상하이엑스포(2010)로 개최국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은 이태리 밀라노가 결정되었고 2020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후보도시 신청이 마감되었다. 브라질의 상파울로등 5개 도시가 경합하고 있으며 2013년도에 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유치목표를 삼아야 할 종합박람회는 시간적으로 2025년이 제일 빠르다. 박람회 장소로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선택하여 과거 2차례에 걸친 유치경험을 살린다면 2025년의 종합박람회 유치 가능성은 높다.

CNN 여행 사이트는 “올해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로 여수엑스포를 꼽았다. 인류의 미래가 걸린 바다를 주제로 한 여수엑스포가 많은 주목 받고 있는 이유이다. 서울 부산 등지로부터 비교적 교통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2개월간 350만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다고 한다.

KTX운행시간 조정, 최고 인기의 빅 오(Big-O)쇼 공연시간 연장 그리고 입장권 대폭 할인 등 관람여건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 여수엑스포를 관람할 수 있는 기간도 1개월 밖에 남지 않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관람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엑스포에 대한 국민들의 열기는 2025년 종합박람회 유치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