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최근 PC수요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업체간에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업계 전체의 올해PC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월 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또 제살깎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컴퓨터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컴퓨터를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업체는 세계 최대 규모인 델 컴퓨터는 자사 PC를 사는 고객에게 무료인터넷 접속, 무료 프린터 제공, 무료배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델은 지난해 10월부터 자사의 데스크톱과 랩톱 가격을 30~35%나 인하했다. 이인하폭은 IBM, 휴렛 패커드, 컴팩 등의 평균 20%에 비해 엄청나게 큰 것이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메이커인 컴팩은 가격의 인하 여유를 더 갖기 위해 사업부서를 통폐합하고 7천명의 종업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컴퓨터 가격은 반도체 등 부품 가격의 하락, PC 수요의 급증 등에 따라 빈번히낮춰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어든데다 PC의 성능 자체가 이미 크게 향상돼 수요자들이 굳이 PC를 교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가판매전략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가정용 PC 판매량은 지난달 24%나 떨어지면서 연속 3개월간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컴퓨터 중에서 인기품목인 서버 컴퓨터도 요즘에는 잘 안팔린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제 컴퓨터 생산량은 2.2%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매출은오히려 6%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컴퓨터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낮아진적은 없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컴팩의 경우 올해 1.4분기 PC 판매액이 2%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올해 전체로는 5%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 메이커 중 어느 하나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요감소현상이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지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이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