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러시아 경제 올들어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6%(추정치)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러시아 경제가 올들어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러시아 경제발전통상부는 26일 러시아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4.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8.4%로 워낙 높기도 했지만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가 러시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성장둔화세는 유가하락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0월 러시아의 석유수출액은 4백91억달러로 전년 동기 실적(2백65억달러)을 크게 추월했다. 그러나 올해는 유가 하락으로 외화벌이가 줄고 있다.

지난 1월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개발장관이 "구조개혁이 지연될 경우 경제가 다시 침체할 우려가 있다" 고 경고했듯이 독점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아직도 미흡하다는 시각이 많다.

경제발전통상부는 또 올 1분기 산업생산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11.9%)보다 크게 낮은 2.6%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중 수출.수입은 모두 4.1%씩 증가해 각각 2백52억달러, 1백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시 경제가 긴축재정에 힘입어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영국의 신용평가회사 피치 IBCA(http://www.fitchibca.com)는 26일 모스크바시의 장.단기 외환등급을 모두 올렸다. 장기 외환등급을 'CCC' 에서 'B-' 로, 단기 외환등급은 'C' 에서 'B' 로 올렸다.

피치는 "부채가 감소하면서 모스크바시의 재정상태가 호전되고 있으며 시당국도 부채상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 등급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모스크바시는 지역 경제 여건의 호전과 경비절감 노력에 힘입어 99년부터 2년 연속해 상당한 재정흑자를 냈다.

홍수현 기자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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