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재테크 전략 새로 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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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5%대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고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질 예금금리는 1%대로 떨어졌다는 말이 된다.

IMF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주택은행은 지난해 이후 네 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다른 금융기관도 여기에 가세할 태세다. 가만히 있어도 예금이 몰려들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퇴직금으로 생활하려는 퇴직자 등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때에 여유자금은 대체 어떻게 굴려야 하나. 은행예금을 하자니 이자가 턱없이 낮다. 주식투자를 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커 원전을 날릴까 두렵다.

전문가들은 그 타개책으로 재테크의 패러다임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는 고금리.고인플레이션과 함께 성장했다.

이런 환경에서 상당수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그후 이를 팔아넘겨 두배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아파트 분양권은 시세에 맞먹어 차익을 남기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때문에 저금리.저성장시대에 맞는 재테크 패러다임을 다시 짜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단 목표수익률을 낮춰야할 필요가 있다. 금융가들은 재테크로 인한 금융수익은 통상 은행금리의 두배가 적당하다고 본다.

때문에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 성공한 재테크로 봐도 무난하다. 내로라하는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도 10%의 이익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고 한다. 이런 목표 아래 수익성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금융상품을 찾아내야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우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세테크상품을 눈여겨 보라고 추천한다. 비과세상품과 세금우대상품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근로자우대저축이나 생계형저축은 비과세상품이다. 일반 금융상품은 이자소득세 15%와 주민세 1.5% 등 이자의 16.5%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반면 세금우대상품은 10.5%(이자소득세 10%, 농특세 0.5%)만 내면 된다.

은행만을 고집할 것도 아니다. 제2금융권도 노크해볼 필요가 있다. 농.수협과 신용협동조합의 정기예탁금, 신용금고의 정기예금의 금리가 대체로 은행보다 1~3%포인트 높다.

은행권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나 제2금융권도 원리금 5천만원까지는 법적으로 보호된다. 다만 신용금고를 이용할 경우 그 금고의 안정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5천만원까지 예금이 보장되기는 하나 부실금고로 드러나면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에 따라 재테크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은행관계자들은 장기목돈마련의 수단으로 개인연금신탁을 든다. 매월 10만원씩 10년을 납부한 뒤 25년을 기다리면 2억3천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투자한다는 개념에서 보다 절약 또는 저축한다는 개념으로 시작하면 된다.

여유자금을 단기적으로 운용하려면 종금사와 일부 은행이 취급하는 CMA(어음관리계좌), 투신사.증권사에서 판매하거나 은행에서 대행판매하는 MMF(머니마켓펀드), 은행 상품인 MMDA(수시입출금식예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고금리 상품에 속한다.

어음할인, 경매, 구조조정물건에 관심을 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어음할인은 비제도권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투자처에 비해 큰 위험은 없고 연 10%에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환금성도 뛰어나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아파트보다는 상가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근린시설이나 임대용 건물의 경매를 고려해 봄직하다. IMF이후 외국인들이 사서 되팔고 있는 구조조정 물건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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