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릭 엔킬 '문제는 제구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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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4일(한국시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 선발 등판, 한이닝 5번의 와일드 피치를 기록하며 20세기 이후 한이닝 동안 가장 많은 와일드 피치를 기록한 투수라는 불명예를 가졌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3년차 기대주 좌완 릭 엔킬(21).

그의 이 제구력이 다시 한번 그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올 시범 경기 첫 등판에서 29개의 투구중 22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안정된 제구력으로 토니 라루사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때만 해도 지난 해의 기억은 아스라한 추억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이 고질병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플로리다 마린스와의 두번째 등판경기에서 그는 다시 '포스트시즌의 엔킬'이 되어 있었다.

이날 엔킬은 1.1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해 무려 8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제구력를 난조를 보이며 시범경기 첫번째 패전을 기록했다. 또한 8개의 볼넷과 함께 와일드피치 1개, 6안타를 마린스 타선에 허용하며 6실점(6자책)하는 최악의 투구내용을 보였다.

처음 만난 다섯타자 모두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들 중 세명에게 풀카운트까지 가는 비경제적인 투구를 했던 그를 구해준 것은 낙차 큰 커브였다. 이날 그는 직구 제구력에 애를 먹었는데 반해 커브는 상대타자들을 농락하기에 충분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2회 첫 두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엔킬의 투구를 지켜본 투수 코치 데이브 던컨은 엔킬의 제구력 부진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를 제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엔킬은 직구 투구시 충분히 뒤쪽에 체중을 받치는 동작없이 너무 빨리 몸이 앞으로 쏠려달려나온다고 말하며, 그에 반해 그의 커브는 충분히 뒤쪽에 체중을 싣기에 제구력을 가지는 위력적인 투구가 된다고 말했다.

라루사 감독은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그를 시범경기에 선발등판시키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몸을 만들어가는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도 잊지 않았다.

지난 시즌 11승 7패, 팀내 1위였던 방어율 3.50과 19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엔킬은 올시즌에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좌타자가 많은 팀들과 좋은 승부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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