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GM 프리셉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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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열리는 유명 국제 모터쇼에 가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형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컨셉트 카(Concept car)라고 부르는 이들 중에는 2~3년 안에 양산할 차도 많다.

컨셉트 카의 기본 조건으로는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첨단 엔진기술,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첨단 전자장치 등을 꼽는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과학월간지 '포퓰러 사이언스' (http://www.popsci.com)는 이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컨셉트 카의 최고봉으로 미국 GM의 '프리셉트'를 선정했다.

프리셉트는 1993년부터 당시 엘 고어 부통령이 주도하는 연방정부팀과 미국 자동차회사 빅3의 회장이 손을 잡고 PNGV(Partnership for a New Generation Vehicles) 프로젝트에 따라 6년간 막대한 돈을 투입해 개발한 저연비 첨단 중형 세단이다.

1.3ℓ 터보 디젤엔진과 35㎾ 모터로 구동하는 이 차의 최종 연비목표는 현재 평균치의 3배인 ℓ당 34㎞이며 출발 후 시속 1백㎞를 내는 데 9초밖에 안걸린다. 최고시속은 1백90㎞.

또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최소화했고 공기저항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 팬더로 뒷바퀴를 반 이상 덮었다.

현재는 모터용 축전지로 니켈-메탈 하이드라이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내구성과 축전능력이 뛰어난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시험 중이다. 성공하면 이 첨단 배터리로 대체할 예정이다.

컴퓨터에 의해 대부분의 구동장치를 조종한다.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를 설치했고,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르면 2004년부터 양산한다.

지난해 프리셉트의 개발을 완료했다는 보고를 받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지난 8년 동안 연구개발에 투자한 노력의 보상" 이라며 "대기오염을 줄이고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평가했다.

GM측도 미국의 미래형 자동차가 프리셉트를 기본 모델로 삼을 것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전영선 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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