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업체간 분양 양극화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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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대형 건설업체와 중소 건설업체간 의 분양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97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된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업체간 청약률을 비교한 결과 이 기간 대형업체의 청약률은 평균 5.46:1인 반면 중소업체의 경우 0.82:1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더구나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청약률은 지난 99년 각각 6.36:1과 1.55:1로 대형업체의 청약률이 중소업체의 4.1배였으나 2000년에는 10.10:1과 0.75:1로서 중소업체의 13.5배 수준이어서 최근 들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역별 조사에서 이 기간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지역의 경우 청약률이 9.94:1인 반면 그밖의 서울 지역은 청약률이 3.27:1로 조사돼 업체간 양극화 외에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동시에 표출됐다.

소비자들이 대형 건설업체들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중소업체의 부도 위험(38.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청약의 가장 큰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다음으로 품질(24.6%)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주산연 윤인숙 박사는 '중소업체의 부도위험에 불안을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파트 선분양 제도에 있다'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제도나 주택품질보증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산연은 이번 연구에서 대형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가입조건 '자본금 100억원'을 기준으로 대형, 중소 건설업체 구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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