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전후 첫 `디플레이션' 시인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가 16일 전후(戰後) 처음으로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임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아소 타로(麻生太郞)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3월 경제보고를 통해 디플레이션의정의를 `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태'로 수정, 현재의 일본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상태에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일본은 지난 99년 경제기획청 보고서에서 디플레를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혼합된 상태'로 규정한 바 있다.

아소 담당상은 또 지난 2월에 이어 연속 2개월째 `경기개선이 답보상태에 있다'고 전망함으로써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설비투자 전망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 기조전망을 2개월 연속 하향조정하기는 9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또 아소 담당상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99년 이래 소비자물가가 하락기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주요 선진국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일본은행에 대해 금융의 양적완화 등 디플레 대책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오는 19일 정책위원회에서 `제로금리' 복귀 등 일련의 금융완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만 브라더스 도쿄지사의 이코노미스트 매튜 포기는 "일본에서는 여하한 디플레도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대한 우려는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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