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오라클 CEO '양심 불량' 의혹

중앙일보

입력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과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보유주식 매각과 관련, 구설수에 휩싸여 있다. 두 사람 다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경영보고서 발표에 앞서 주식을 내다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아마존의 베조스 회장이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지난달 6일 "아마존의 현금이 바닥나고 있다" 는 분석보고서를 발표하기 며칠 전에 보유주식 80만주(1천2백20만달러 상당)을 매각한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다. 리먼브라더스의 이 보고서가 관례상 발표 일주일전 쯤에 아마존측에 전달됐을 것이고, 베조스가 이걸 보고 서둘러 주식을 팔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베조스 회장의 주식 매각은 현금을 확보하고 투자를 분산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뿐" 이라며 "보고서 내용도 별로 새로운 게 없어 발표 당일인 2월 6일 아마존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발표일을 정점으로 그 이후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해 30% 이상 빠졌다.

세계 갑부 서열 1, 2위를 다투는 오라클의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에 투자한 연기금 펀드로부터 제소당한 상태다. 엘리슨이 수익 목표치를 부풀려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으나 자신은 오히려 주식을 팔아버리는 ''이중 플레이'' 를 했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투자자들에게 오라클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주당 12센트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오는 15일 발표될 이익은 주당 10센트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기간 중 엘리슨은 보유주식을 주당 32달러에 9억달러어치나 팔아치웠다. 현 시세는 15~16달러에 불과하다. 엘리슨은 또 오라클이 개발중인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결함을 숨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외신들은 보유 주식을 좀처럼 시장에 내놓지 않는 두 CEO가 대량 매도를 했다는 사실 자체도 화제거리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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