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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2000붕괴 증권가 온통 초긴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나스닥지수 2,000선이 붕괴되면서 국내 증시 관계자들은 향후 전망을 점치며 온통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0...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폭락 소식이 전해지자 새벽부터 팍스넷과 씽크풀등 주요 증권정보 사이트를 두들겨 보며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사이트에서 국내 증시도 동반 폭락할 것이라며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일부는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거 주가 폭락시 다수를 이뤘던 정책 당국에 대한 원망성의견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토론성 논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 onki'라는 ID를 가진 한 투자자는 "지금 시점에서 역사적 저점을 찍은 종목을사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며 위기 기회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길로'라는 필명의 투자자는 "오늘 사려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을보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신중론을 주장했다.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나스닥 폭락으로 기술주들이 바닥을 찍었다며 주가가 다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상당수 올라왔다.

`산삼과 호랑이'라는 필명의 한 투자자는 "그렇게 투매하지 말라고 해도 기어코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제발 투매를 자제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폭락과 함께 외국인 매도세의 큰 원인이 되고있는 현대 살리기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행동'이라는 필명의 투자자는 "현대의 480억원을 얻기 위해 은행주 1조3천억원이 희생됐다"며 현대 때문에 국가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0...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하루 정도 동반 급락세를 보인 이후 14일부터는단기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정순호 한국투신 주식운용부 팀장은 "전세계적으로 1.4분기 실적이 좋지 않으며우리 시장은 환율 때문에 외국인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팀장은 "게다가 오늘은 싱가포르의 제지회사가 120억달러 규모의 부도를 내는 바람에 이머징마켓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오늘 장이 더 빠질 것 같지만 단기적으로 내일쯤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하가 임박했기 때문에 나스닥시장도 내일쯤 1,900선에서 급락을 마무리하고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데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에 오히려 급반등의 여지도있다"면서 "당분간 지수 520-550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안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지수 폭락과 함께 연기금 자금이 증시에 투입될것이며 기관들의 주식 편입비율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종합주가지수가 500 초반까지 떨어지게 되면 매수에 나서려는 기관들이 많다"면서 "이번 폭락의 충격은 곧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00선이 출렁거릴 수도 있지만 이 정도에서 급락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경기가 좋아질 하반기를 기대하면 500선은 장기 보유할 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0...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들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세가 당분간 이어질것으로 보고 한국 증시도 하락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나스닥 기술주들의 주가 자체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못했으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나스닥 지수가 1천 이하로 빠질 것으로 전망하기도했지만 1천600-1천700 정도까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나스닥이 계속 하락할 경우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오늘도 외국인들의 압도적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나스닥이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가더라도 이것이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셀 코리아'는 한국 자체의 펀더멘틀에 문제가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지금 한국 경제의 펀더멘틀은 괜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외국인이나 기관들의 참여가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와 연동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나스닥 2천선 붕괴와 함께 무차별 매도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관망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일부 금융주와 현대전자 등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금융주 매도 등은 나스닥 폭락의 영향이라기보다는오히려 최근 현대 문제에 따른 포트폴리오 교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김종수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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