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요 … 남아공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400m 출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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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피스토리우스가 지난해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 400m 준결승전이 끝난 뒤 기록(46초19)을 확인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남아공 육상연맹이 정한 기준을 채우지 못해 런던 올림픽 400m에는 참가할 수 없다. [AFP=연합뉴스]

0.22초가 모자라 ‘의족 스프린터’의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해졌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의 2012 런던 올림픽 400m 출전이 좌절됐다. 피스토리우스는 29일(한국시간) 베냉에서 열린 아프리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승에서 45초5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A기준기록(45초30)에 0.22초가 모자라 런던 올림픽 티켓을 얻지 못했다.

 정강이뼈가 없이 태어나 11살 때 두 다리의 종아리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로 된 의족을 달고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 또는 ‘의족 스프린터’라고 불린다. 그가 런던행 티켓을 따냈다면, 절단 장애인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올림픽 출전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미 지난 3월 45초20의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그러나 남아공 육상연맹은 트랙 종목의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2회 이상 A기준기록을 통과하고, 그중 한 번은 국제대회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올림픽이 열리기 전 마지막 국제대회라 피스토리우스의 올림픽 400m 출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2일 발표되는 남아공 1600m 계주팀의 일원으로 피스토리우스가 뽑힐 경우다. 많은 사람이 그의 올림픽 출전을 응원하고 있다. 그래서 남아공 육상연맹이 일종의 ‘흥행카드’로 그를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피스토리우스도 “나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A기준기록도 한 차례 달성했다”며 “계주 대표팀에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깜짝 발탁되더라도 1번 주자로, 그것도 예선에서만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8월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서 1번 주자로 나섰지만, 결승에서는 다른 선수로 교체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피스토리우스가 다른 팀 선수와 트랙에서 부딪히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1번 주자로만 뛰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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