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 판박이, 차세대 자동차 시장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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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 Z.E.의 겉모습은 밑바탕이 된 SM3와 판박이다. 그런데 옆모습 비율이 다르다. SM3보다 13㎝ 더 길다. 뒷문 뒤의 기둥과 트렁크 사이를 늘렸다.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배터리 담을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배터리는 일본 AESC에서 공급한다. 하지만 내년 국내 양산될 모델은 LG화학 제품을 쓰게 된다. 보증기간은 르노 플루언스의 경우 5년·10만㎞다.

전기차라고 실내가 별스럽진 않다. 운전대가 네모나지도 않고 전선이 뱀처럼 똬리를 틀지도 않았다. SM3와 판박이다. 계기판은 조금 다르다. 타코미터 대신 전력량 게이지가 자리한다. 전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바늘과 눈금으로 보여준다. 오른쪽의 정보창은 주행가능거리, 평균 전력사용량 등 가솔린차와 비슷한 내용을 띄운다. 자동변속기의 레버 모양도 똑같다.

차를 깨울 땐 시동 대신 전원버튼을 누른다. 변속기를 D에 놓고 가속페달을 건들면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한다. 희미한 모터음만 스밀 뿐 차는 숨죽여 달리기 시작한다. 여기까진 하이브리드카의 느낌과 같다. 그러나 SM3 Z.E.엔 호시탐탐 참견할 기회를 노리는 엔진이 없다.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짓이겨도 오직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쭉쭉 밀어붙인다.

전기모터는 전원이 들어오는 순간 최대토크를 낸다. 그래서 초기 가속이 힘차다. 또한 변속기가 없어 가속에 단절감이 없다. SM3 Z.E.의 가속은 막연한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언제든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쭉쭉 뻗어나간다. 느낌뿐 아니라 실제로도 빠르다. 엔진을 얹은 SM3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50㎞ 가속에 5.9초 걸린다. 반면 SM3 전기차는 4.1초 만에 마친다.

SM3 Z.E.는 시속 100㎞ 이상의 고속도 거뜬히 소화했다. 단, 고속에선 배터리가 한층 빨리 닳았다. 또한 무거운 꽁무니에서 비롯된 핸들링 감각엔 다소 적응이 필요했다. 하지만 강력한 토크와 초스피드 응답성, 최고급 세단 뺨치는 정숙성과 같은 매력이 훨씬 더 많았다. 현재 SM3 Z.E.의 국산화율은 40%. 르노삼성은 내년까지 이 비율을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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