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강산 관광 대금 북한 핵개발 자금에 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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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북한에 지원한 1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사진) 연구원이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그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현대가 북한에 지불한 돈은 1999~2003년 공개적으로 지불한 현금 6억 달러와 '비밀 송금 5억 달러'라고 추산하고 "이 돈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대북 송금이 우라늄 핵개발로 전용됐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서 닉시 연구원은 ▶현대 자금이 김정일의 자금줄인 북한노동당 39호실로 유입됐고▶39호실은 김정일의 사치품 외에 대량살상무기 부품 구입 창구이며▶1999~2000년 현대 자금이 북한 외환 수입의 최소 30%를 차지하고▶북한이 99~2001년 해외에서 우라늄 농축용 부품을 대량 구입했다는 미 정보관계자의 말과 각종 언론 보도를 추론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 내부의 독특한 경제운용 체제 등을 모르는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개인적 추론일 뿐"이라며 현대 자금은 "조선아태위원회가 번 돈이어서 인민경제 부문에 들어갔고, 군사력 증강 사업은 제2경제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는 국방위의 인민무력부 소관"이라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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