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간판 이형택, 경험 더 쌓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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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더 쌓아라'

지난해 4대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16강에 진출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이형택(25.삼성증권)이 본격적으로 투어 무대에 뛰어든 올시즌 아직까지 단 1승도 거두지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첫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세계랭킹 24위 니콜라스 라펜티(에콰도르)와 혈전끝에 2-3으로 분패했고, 크로거세인트주드에서는 난생처음 시드를 받고 부전승으로 2회전에 진출했지만 자신보다 랭킹이 173위나 낮은 예선통과자 스콧 드레이퍼(호주)에 0-2로 완패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사이베이스대회에서는 톱스타 앤드리 애거시(미국)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졌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6일(한국시간) 열린 프랭클린 템플턴클래식 1회전에서도 신예 호세 아카수소(아르헨티나)에 1-2로 석패했다.

올시즌 출전한 4개 대회 모두 첫 경기에서 탈락한 것.

이 때문에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이형택의 실력이 한계에 부딪혀 잠시 반짝 한선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비록 올시즌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조금도 주눅들거나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한다.

단지 투어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은 탓에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실수가 잦고 체력 안배에도 문제점을 보이는 등 경험 부족에서 오는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착실히 경험만 축적한다면 이형택이 올시즌을 앞두고 세운 목표인 세계랭킹 50위권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이형택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서비스의 세기와 정확도, 그리고 서비스 리턴만 보완한다면 기량면에서 뒤질 것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진정한 프로'로서 첫발을 딛은 셈인 이형택에게는 부지런히 경험을 쌓는일만이 남았다는 얘기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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