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폐해 극심 예방책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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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영향을 받은 범죄의 예방책은 없는가.

인터넷 자살사이트와 폭탄사이트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평소 인터넷게임에 중독돼 있던 중학생이 친동생을 살해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들어 인터넷의 폐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에 숙달된 초.중학생들의 경우 스스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게시판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엽기적인(?) 채팅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정서적 악영향을 막기 위한 윤리교육 등이 절실한 실정이다.

5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동 K아파트에서 발생한 Y군(11) 피살사건을 수사중인경찰은 Y군의 형(14)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 용의자 Y군은 온라인 게임에 심취해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살육, 쾌락''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정의, 법, 부모''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살인을 맘껏 즐기는 것''이라고 밝히는 등 충격적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이에 앞서 4일 낮 12시10분께 목포에서 발생한 남녀 3명의 독극물 동반 자살 사건도 경찰은 아직 이렇다할 단서는 찾지 못하고 있지만 사는 곳이 다르고 개인적 연고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지난 2월초에는 충북 청주시에서는 평소 자살사이트를 자주 접속해 오던 중학교 3학년생이 음독해 숨지는 등 자살사이트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인터넷폭탄사이트를 모방한 중학생의 사제폭탄 테러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처럼 인터넷의 영향으로 인한 범죄가 잇따르는 것은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재장치가 없는 인터넷에서 정제되지 않은 불량정보를 마구잡이로 접하면서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 등 관계기관도 이들 반사회적 사이트에 대해 수사를 벌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인터넷의 익명성과 속보성 등의 속성 때문에예방책 마련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보화라는 긍정적 요소 이면에 감춰진 인터넷의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현재로서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인터넷 윤리교육과 가정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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